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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강도살인이 아니라 오토바이 시비 복수극이었다"
author: "VibeTimes"
published: "2026-09-19T15:48:15.680Z"
section: "society"
tags: ["김일곤", "주모", "A씨",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경기 고양시", "충남 아산", "천안", "강원도 원주"]
language: "en"
url: "https://vibetimes.co.kr/en/news/cmu8k6317bz8s56q3u7l0vy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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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도살인이 아니라 오토바이 시비 복수극이었다

## 오토바이 시비 하나가 35세 여성의 목숨을 앗아갔다

강도살인으로 추정됐던 '트렁크 시신' 사건의 배후에는 오토바이 시비에 대한 앙심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과 22범인 김일곤(당시 48세)은 이 시비로 벌금형을 받자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단은 2015년 5월 초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벌어진 오토바이 접촉사고였다. 20대 남성 A씨와 몸싸움을 벌인 김일곤은 재판 없이 벌금을 정하는 간이 절차인 '약식명령'으로 자신에게만 벌금 50만원이 내려지자 불복했다. 그는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여러 차례 보내는가 하면, 석 달간 일곱 차례나 A씨가 일하던 노래주점을 찾아가 벌금을 대신 갚으라며 시비를 걸었다. 흉기를 들이밀었으나 A씨가 맞서자 도주했고, 경찰은 같은 해 9월 20일 이 사건이 계획범죄임을 공식 발표했다.

힘으로 A씨를 제압하기 어렵다고 본 김일곤은 여성을 납치한 뒤 노래주점 도우미로 일하고 싶다고 전화를 걸게 하는 방식으로 A씨를 유인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2015년 8월 24일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여성 납치를 시도했으나 여성이 차 문을 열고 달아나 실패했다. 보름 뒤인 2015년 9월 9일 오후, 김일곤은 충남 아산의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주모(당시 35세)씨를 흉기로 위협해 차량째 납치했다. 주씨는 천안 인근에서 화장실에 가겠다며 차에서 내려 달아나려 했으나 다시 붙잡혔다. 저항이 거세지자 김일곤은 강원도 원주 부근 국도에서 주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튿날 강원 삼척에서 시신 일부를 훼손했고, 울산까지 내려가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훔쳐 달았다.

참혹하게 훼손된 시신 탓에 처음에는 원한 관계에 의한 살인으로 추정됐으나, 차량에 남은 지문이 김일곤을 지목하면서 수사는 강도살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찰은 9월 14일 현상금 1000만원을 걸고 김일곤을 공개수배했다. 김일곤은 도주 기간 내내 휴대전화와 카드 대신 현금만 쓰고, 가발과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대중교통과 도보로 움직였다. 그러다 2015년 9월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동물병원에서 안락사 약물을 요구하며 흉기를 휘두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체포 당시 그의 주머니에서는 1992년부터 자신을 괴롭혔다고 여긴 의사, 형사, 판사 등 28명의 이름이 적힌 '살생부'가 발견됐다.

사이코패스 진단(PCL-R, 정신의학자 로버트 헤어가 개발한 40점 만점 반사회성 인격장애 평가 도구)에서 김일곤은 40점 만점에 33점을 받았다.

오토바이 접촉사고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여성이 살해된 지 11년이 지났다. 마트 주차장에는 비상벨과 폐쇄회로(CC)TV가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