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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라크산 0배럴이 말하는 것…'원유 다변화'의 착시"
author: "VibeTimes"
published: "2026-09-09T08:05:37.283Z"
section: "economy"
tags: ["에너지안보", "원유수입", "중동", "호르무즈해협", "이라크", "정유", "유가", "한국경제"]
language: "ja"
url: "https://vibetimes.co.kr/ja/news/cmtttd3s13iywo2ileq78wi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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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산 0배럴이 말하는 것…'원유 다변화'의 착시

한국의 원유 수입표는 지금 두 장의 그림을 보여준다. 앞면은 다변화 성공이다. 7월 비(非)중동산 원유 수입이 1년 전보다 40% 늘었고, 중동 의존도는 69.5%에서 61.1%로 떨어졌다. 뒷면은 집중 심화다. 같은 달 중동산 내 사우디·UAE·오만 3국의 비중은 69%에서 87.9%로 치솟았다. 숫자는 다변화를 말하지만, 구조는 호르무즈해협 위기를 우회하는 임시 편성에 가깝다.

## 이라크 0배럴, 물길이 막히면 벌어지는 일

한국석유공사 집계로 7월 이라크산 원유 수입은 0배럴이었다. 2006년 5월 이후 20년 2개월 만의 일이고, 이라크는 지난해 한국의 원유 도입량 4위였다. 이라크의 주요 수출항이 호르무즈해협 안쪽에 있어 봉쇄 이후 물길 자체가 막힌 탓이다. 6월 하순 통항이 잠시 재개되며 대기하던 한국행 물량이 7월에 몰리면서 총 수입량은 9,318만 배럴로 6월보다 26.6% 늘었다. 업계는 8~9월 수입량이 다시 줄 것으로 본다.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며 희망봉을 우회하는 유조선이 늘어, 운임 부담은 구조적으로 커진 상태다.

## 늘어난 비중동, 실제로는 우회항로 3국

7월 수입처별 실적을 펼치면 '다변화'의 실체가 보인다.

수입처

7월 수입량

증감

사우디아라비아

3,071만 배럴

+7.6%

UAE

1,428만 배럴

+17.5%

미국

1,730만 배럴

+28.5%

캐나다

232만 배럴

+112.1%

아프리카

571만 배럴

+49.0%

쿠웨이트

400만 배럴

−39.5%

미국·캐나다·아프리카 물량이 늘었지만, 증가분의 절대적 크기는 사우디·UAE·오만이 압도한다. 정유사들은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중동 내 우회 항로—사우디 얀부, UAE 푸자이라, 오만 선적항—물량부터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걸프 밖으로 눈을 돌렸다기보다, 걸프 안에서 길을 바꾼 셈이다.

## 설비가 중동산에 묶여 있다

단기 대체가 어려운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정유 설비는 수십 년간 중동산 중질·고황 원유에 최적화돼 왔다. 가격이 같아도 미국산 경질유를 그대로 넣기 어렵다. 이는 어느 정유사의 잘못이 아니라 장기 투자의 결과다. 다만 그 결과물이 지금처럼 위기 국면에서 선택지를 좁힌다는 점이 비용이다. 정부의 비중동산 원유 운임 지원이 이번 물량 확대의 한 요인이었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세금으로 운임 차익을 메꾼 다변화는 위기가 끝나면 원점으로 돌아가기 쉽다.

## 가격 신호를 막는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시장이 스스로 조정하게 두는 길도 열려 있지 않다.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후 정유사 공급가격과 사후 정산가격이 어긋나면서 알뜰주유소와의 1,600억원대 정산분쟁이 소송으로 번졌고, 정부는 중재를 포기했다. 공급망 위기 때 가격 신호를 규제로 누르면, 수요 조절과 대체 재고 유입이라는 시장의 복원력을 함께 누른다. 유가는 이미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9.71달러까지 올랐고 월가는 최악의 경우 150달러를 경고한다. 비상국면일수록 가격이 정보로 기능하게 두는 것이 규제보다 싸다.

## 반론: 61.1%는 여전히 진전이다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 중동 의존도 61.1%는 한 달 만에 8.4%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이런 속도의 조정은 해외에서도 드물다. 캐나다산이 두 배 이상 늘고 아프리카로의 채널이 열린 것은 위기가 끝나도 남을 자산이라는 해석이다. 정부 지원도 민간이 새 수입처를 시험하는 초기 비용을 분담한 것이라는 옹호가 가능하다. 타당한 반론이다. 다만 그 진전이 지속 가능한지는 비축·계약·설비 구조가 바뀌는지에 달렸지, 한 달의 통계가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라크산 0배럴은 예고편이다. 다음 봉쇄에서 사우디·UAE·오만조차 막히면 남는 선택지는 비축뿐이다. 다변화 통계를 자축할 시간에 저장 인프라와 계약 포트폴리오, 가격 신호를 살리는 규제 설계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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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분석 근거: 한국석유공사 국내석유수급통계(한국경제 2026.8.30 보도),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주간 국제유가동향, 이데일리 유가 관련 보도(2026.9.9), 한국경제 석유 최고가격제 정산분쟁 보도(2026.9.4).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