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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민실위가 본 한국일보 기사 삭제는 경영 개입이었다"
author: "VibeTimes"
published: "2026-09-06T14:32:55.653Z"
section: "society"
tags: ["조현문", "조현준", "강철원", "정의선"]
language: "ko"
url: "https://vibetimes.co.kr/news/cmtpv35yo6lh2p75yg5j12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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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실위가 본 한국일보 기사 삭제는 경영 개입이었다

효성그룹 형제 재판을 다룬 한국일보 기사가 독자에게 공개된 지 5시간여 만에 뉴스룸국장(뉴스 제작을 총괄하는 간부)의 지시로 내려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 노동자의 전국 단체) 한국일보지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는 이에 대해 사과와 기사 복구를 요구했다.

한국일보는 지난달 28일 새벽 4시30분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조현준 효성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형제 간 대화 녹취록을 단독 취재한 기사를 냈다. 이 기사는 당일 오전 10시12분 강철원 뉴스룸국장의 지시로 삭제됐다. 삭제는 기사를 승인한 법조팀장과 사회부장의 동의도, 취재기자에 대한 고지도 없이 이뤄졌다. 민실위는 지난 4일 성명에서 "단독 취재와 기사 작성, 오전 보고, 부장단 회의, 데스킹을 거쳐 정상 출고된 기사였고 오보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영 개입 의심이 제기된 것은 삭제 직전의 방문이다. 지부 민실위에 따르면 이해 당사자인 효성 임원들이 당일 오전 한국일보사를 찾아 국장과 사장을 차례로 만났고, 기사 삭제는 그 뒤에 이뤄졌다. 민실위는 "대기업의 강한 항의와 방문 직후 기사가 삭제된 만큼 그 과정에 경영적 판단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내부 반발도 있었다. 사회부장은 삭제 이후 편집국을 찾아 해당 조치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지난 3일 강 국장과 면담에서 기사 복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 개입 의문은 한국일보지부가 이미 지난 1일 조합원 전체메일에서 제기했다. 한국일보지부는 "재판에 이미 제출된 녹취록을 중립적인 제목으로 작성했는데 어떻게 재판에 불공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한쪽으로 읽힐 수 있다면 반론을 보강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부는 사내 편집강령에 근거를 둔 편집제작평의회에 관련 논의를 요청한 상태다.

## 가이드라인을 세운 국장이 깬 원칙

민실위는 삭제가 사내 ‘뉴스룸국 콘텐츠 삭제 및 수정 가이드라인’ 위반이라고 짚었다. 가이드라인은 이해관계자가 기사 수정·삭제를 요청한 경우 뉴스룸국장이 데스크와 해당 기자에게 상황을 공유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올해 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아들의 음주운전 기사 삭제·수정 논란 뒤 마련 과정은 강 국장 자신이 이끌었다. 민실위 성명은 “불과 수개월 만에 대기업의 강한 항의가 이어진 상황에서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며 “기업 관련 기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언론사를 독자들이 자본과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는 언론으로 여기겠나”고 물었다. 강 국장은 민실위 성명이 나온 다음날인 5일 사내 게시판에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서 그는 해당 기사를 ‘특정 취재원에 경도되고 반복적으로 피고인을 두둔하며 부당하게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균형감 상실 기사’라고 평가했다. 삭제 근거로는 인용 녹취가 피고인인 조현문 전 부사장 측 자료라는 점, 내용이 조현준 회장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는 점, 출고 당일 오후 2시 후속 공판이 예정돼 있었다는 점이 제시됐다.

강 국장은 삭제 전 법조팀장과 사회부장에게 전화와 카카오톡으로 방침을 알렸다며 가이드라인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면서도 취재기자들이 삭제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날 출고 자체를 막았어야 하는데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이 국장의 가장 큰 불찰"이라고 했다. 그는 효성 측 방문과 삭제 결정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강 국장은 "효성그룹 측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뒤 일방적으로 회사를 찾아와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려고 해서 곧바로 돌려보냈다"며 "기사 삭제 결정과 연결해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입장문에는 기자들의 반론 댓글이 달렸다. 강 국장은 6일 입장을 묻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