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폭증의 정체…중국 D램 4위 CXMT, 숫자가 가리키는 곳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3분기 매출을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9~619% 불린 1147억~1197억 위안(약 23조원)으로 예고했다. '600% 폭증'이라는 헤드라인은 거짓이 아니지만, 이 숫자가 무엇을 재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작년 같은 기간 누적 순손실 53억 위안을 기록한 회사의 반등이고, 매출 점유율로는 10%의 4위다. 그런데 그 10%가 1년 만에 4%에서 두 배 이상 부풀었다는 사실이 이번 실적의 뼈대다.
600%는 분모가 만든 숫자다
전년비 600%는 분자보다 분모의 작음이 만들어낸 통계다. 작년 1~3분기 CXMT 누적 매출은 321억 위안이었다. 올해 같은 기간 2650억~2700억 위안으로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견인한 제품은 HBM이 아니라 범용 서버용 DDR5다. CXMT는 "AI 수요 탓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스스로 설명했다(전자신문, 10월 18일). 흑자전환의 규모는 그 자체로 크다. 작년 1~3분기 53억 위안 순손실에서 올해는 같은 기간 순이익 1310억~1325억 위안 전망이다.
점유율 지도가 보여주는 두 겹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2026년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아래와 같다.
| 기업 | 2025년 2분기 | 2026년 2분기 |
|---|---|---|
| 삼성전자 | – | 38% |
| SK하이닉스 | – | 25% |
| 마이크론 | – | 24% |
| CXMT | 4% | 10% |
순위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굳힌 구도다. 문제는 기울기다. CXMT는 1년 만에 점유율을 6%포인트 끌어올렸고, 올해 안에 셀 면적을 줄인 4F² 구조의 서버용 D램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증권가는 제품 구성이 달라 국내 2사와의 직접 기술 경쟁 비교는 어렵다고 본다. KB증권은 양산 시점 기준 삼성전자와 CXMT의 공정 기술 격차를 5~7년으로 추산했다. 이 격차가 4F² 세대에서 얼마나 좁아지는지가 다음 판의 승부처다.
기술보다 자본이 먼저 움직였다
CXMT는 7월 16일 상하이 STAR Market에 상장해 최대 666억 위안(약 13조원)을 조달했고, 상장 첫날 시가총액 3조 위안을 넘겼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 주이밍 회장은 10억~20억 위안(약 2000억~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까지 제안했다. 호황으로 번 돈을 첨단 공정 개발에 되돌리는 재투자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신호다. 낸드의 윈전메모리(YMTC)도 같은 궤적을 걷는다. YMTC는 출하량 기준 낸드 3위로 올라섰고 매출 점유율을 1년 만에 9%에서 14%로 끌어올렸으며, 8월 STAR Market 상장 신고서를 냈다. 삼성전자가 2025년 2월 YMTC의 웨이퍼 접합 특허(Xtacking)에 라이선스료를 지불했다는 사실은 후발주자의 기술이 이미 특허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증거다.
규제의 담장은 낮다
YMTC는 2022년 12월 미국 엔티티 리스트에 올랐고 미국 의회의 MATCH 법안은 중국 메모리업체가 쓰는 노광·식각 장비 수출을 조인다. 그러나 CXMT는 올해 분기마다 매출 기록을 갱신하는 중이고, 상장으로 13조원 규모의 달러 아닌 위안을 손에 쥐었다. 수출 통제가 기술 격차의 하강을 막아준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다.
한국이 봐야 할 숫자는 격차가 아니라 기울기다
5~7년의 기술 격차는 실재한다. 다만 격차는 정지해 있지 않고, 상대에게는 분기마다 10조원대 영업이익과 자본시장이라는 연료가 공급된다. DDR5 호황이 HBM으로 이어지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어놓은 시간을 다음 공정 전환점에서 몇 년으로 환산할지가 한국 반도체의 실질 문제다. 보조금이나 규제 기대보다, 벌어둔 이익을 어디에 재투자하느냐가 그 어느 숫자보다 빨리 답을 내놓을 것이다.
분석 근거: 전자신문(2026.10.18), ZDNet Korea(2026.10.17), Counterpoint Research(2026.10.13), KB증권 및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인용.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