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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오른 성장률과 7일 만에 무너진 코스피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10/19 11:06:18· Updated 2026/10/19 11:06:25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상승 전환한다는 분석과,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21% 무너졌다는 증시 집계가 같은 주말에 나왔다. 두 숫자는 사실 같은 사건의 두 얼굴이다. 성장률을 끌어올린 반도체가, 시장을 무너뜨린 것도 반도체다.

40년 만의 상승, 전부 반도체 몫이다

한국경제가 18일 보도한 IMF 10월 세계경제전망 기반 추산치를 보면, 잠재성장률은 고령화와 노동 공급 감소로 2023년 2.06%에서 2025년 1.94%까지 밀려 내려갔다가 올해 2.14%, 내년 2.20%로 꺾인다. 2년 연속 상승은 '3저 호황'이던 1986~1987년 이후 약 40년 만이다. 상승 배경으로 짚히는 것은 경제 전반의 개혁이 아니라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와 AI 확산에 대한 생산성 기대다.

연도잠재성장률(추산)
20232.06%
20241.96%
20251.94%
20262.14%
20272.20%

25%에서 60%로 간 코스피, 돌아오는 데 일주일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이 19일 낸 보고서는 이번 폭락의 구조를 숫자로 보여준다. 코스피에서 반도체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5%에서 올해 6월 60%대까지 올라갔고,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할 비중이 70%를 넘을 것이란 기대까지 반영됐다. 실적이 좋아서 지수가 오른 게 아니라, 한 업종에 대한 기대가 지수를 대신했던 것이다. 지난 2일 이후 7거래일 동안의 21% 하락은 1997년 12월(-25%), 2008년 10월(-31%), 2020년 3월(-25%)에 버금가는 속도다.

구간7거래일 하락폭
1997년 12월-25%
2008년 10월-31%
2020년 3월-25%
2026년 10월-21%

AI 신용 경고는 이미 시장에 켜져 있었다

폭락의 방아쇠도 확인된다. 보고서는 코어위브 5년물 CDS 프리미엄이 지난주 1100bp를 넘겼고, 이는 5년 내 부도 확률 40~50%를 뜻한다고 짚는다. 앤트로픽의 3분기 연환산 매출 증가율 둔화가 설비투자 우려를 키웠고, 이데일리 보도로는 나스닥도 5.5% 빠지며 미 국채로 자금이 몰렸다. IMF 소날리 자인찬드라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도 15일 방콕 브리핑에서 글로벌 AI 투자가 급감하면 한국은 수출·투자 감소와 세입 축소, 금융시장 위축으로 직결된다고 경고했다. 10조300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미국 AI 인프라 투자 중 47곳의 데이터센터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같은 주에 나왔다.

"수요 격차가 크다"는 반론, 맞는 말이다

낙관 쪽 근거도 분명하다. 이형일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허재환 연구원 역시 지금은 분할매수 구간이라며 반등 시 비중을 편중에서 벗어나는 쪽으로 조정하라고 권했다. 실제 초급등 직전까지 실적은 역대 최고였고, 미국 신용 스프레드(BAA-10년물 금리차 1.44%포인트)는 아직 안정적이다. 쏠림이 컸다는 지적과 실적이 좋다는 지적은 양립한다.

2.20%를 남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 조건

문제는 이 상승의 내구성이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추세적 하락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2040년대에 잠재성장률이 0%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짜낸 2.14%는 이번 사이클이 꺾이면 다시 1%대로 돌아간다. 호황의 초과이득을 노동·규제·서비스업 개혁에 투입해 성장의 폭을 넓히지 않으면, 이번 상승은 통계표 위의 착시로 기록될 뿐이다. 시장은 이미 일주일 만에 그 대가의 예고편을 보여줬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2026.10.18 잠재성장률 관련 보도 2건), 이데일리(2026.10.19 코스피 급락·AI 투자 차질 보도),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 보고서(2026.10.19), IMF 10월 세계경제전망 및 아시아·태평양 브리핑(2026.10.15).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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