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소멸 선고…서울 월세 비중 51%, 통계 시작 후 첫 돌파
서울 아파트 임대시장에서 15년 관행이 깨졌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51.0%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 절반을 넘었다(한국경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전세는 한국 주거의 기본 계약이었다. 그 전세가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그 빈자리를 매달 내는 현금이 채우고 있다.
51% — 숫자가 먼저 신호를 줬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지난해 연간 44.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9월 51.0%로 뛰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3.7%)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3%포인트 오른 셈이다. 월세가 전세보다 많은 자치구도 지난해 4곳에서 13곳으로 늘었고 강남·용산·마포가 신규 편입됐다. 종로구는 65.6%로 월세 비중이 가장 높다.
| 구분 | 지난해 1~9월 | 올해 1~9월 | 변화 |
|---|---|---|---|
| 월세 거래 비중 | 43.7% | 51.0% | +7.3%p |
| 전세 거래(건) | 11만6272 | 8만4287 | -27.5% |
| 월세 거래(건) | — | 8만7740 | -2.8% |
|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 144만3000원 | 166만1000원 | +15.1% |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한국부동산원 9월 조사)
전세 거래만 골라서 줄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월세 거래는 2.8% 감소에 그쳤지만 전세는 27.5% 급감했다. 시장 전체의 위축이 아니라 전세라는 계약 형태 자체가 퇴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부동산원 9월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 중위 월세도 140만원으로 올랐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른다는 교과서 문장이 임대시장에서 그대로 확인된 것이다.
서울 11월 입주 물량, 488가구
전세 매물의 원천은 신규 입주다. 그 수도가 말랐다. 직방 집계로 11월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559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줄었다. 서울은 3개 단지 488가구뿐이고 인천은 0가구다. 4분기 전체 물량(약 4만4300가구)도 지난해 4분기보다 39% 적다.
| 구분 | 물량 | 작년 대비 |
|---|---|---|
| 11월 전국 입주 | 1만1559가구 | -49% |
| 11월 서울 입주 | 488가구 | — |
| 11월 인천 입주 | 0가구 | — |
| 4분기 전국 입주 | 약 4만4300가구 | -39% |
(출처: 직방, 서울경제 보도)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공급 전격전"을 주문하며 2022년 이후 3년간 서울 중심의 건축 인허가가 대폭 줄었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허가 중단의 결과가 3년 뒤 입주 물량으로, 다시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이어지는 지연의 계산법이 지금 작동 중이다.
금리 3% 시대, 보증금은 비싼 자금이다
방향을 정해준 것은 금리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연 3%에 도달했고, 22일 금통위에서는 전문가 20명 중 19명이 동결을, 90%가 11월 인상을 전망했다(서울경제 Pick코노미 설문). 대출 금리가 비싸질수록 세입자는 목돈을 빌려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렵고, 임대인은 집값 상승분을 보증금보다 월세로 반영하는 쪽이 유리해진다. 전세는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맡기는 사실상의 무이자 대출이다. 금리 3%에서 보증금 3억의 연 기회비용은 900만원이다.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부터 월세로 내몰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감에서 "서울 외곽 전세 물량이 70~80% 줄었다"고 밝힌 것도 이 수요가 갈 곳이 없다는 증언이다.
우상향이냐, 하락이냐 — 반론도 있다
오세훈 시장은 "연말까지 집값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강남 3구·용산이 하락세며 연말까지 상승 폭이 줄 것으로 보고, 이성훈 LH 사장은 급락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같은 국감장에서 나온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매매가의 방향과 무관하게 이미 체결된 임대 계약의 구조 변화는 되돌리기 쉽지 않다. 임대차 계약 갱신 주기(통상 2년)가 돌아올 때마다 이 지표는 다시 확인된다.
주거비를 자산에서 현금지출로 옮기는 재편
이 전환의 비용 구조를 따져봐야 한다.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면 주거비는 묶어둔 자산에서 매달 나가는 현금지출이 된다. 평균 월세 166만원은 세후 소득에서 매월 차감되는 항목이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청년·신혼가구가 먼저 그 지점에 선다. 오세훈 시장의 "다주택자의 다른 이름은 민간임대사업자"라는 발언은 임대 공급 주체를 시장에 되돌리자는 주문이고, 정부의 공적 임대주택 확대는 반대편의 접근이다. 어느 쪽이든 변수는 속도다. 인허가 기간을 몇 달 줄이느냐가 내년 겨울의 전세 지도를 결정한다. 51%라는 숫자는 이미 방향을 정한 시장이 남긴 첫 기록이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서울부동산정보광장·한국부동산원 자료 인용, 2026-10-20), 서울경제(직방 입주 물량 집계, 금통위 전망 설문, 국정감사·국무회의 보도, 2026-10-19~20).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