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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흑자 500억 달러, 발목은 두바이유가 쥐었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10/16/2026, 5:08:17 PM· Updated 10/16/2026, 5:09:38 PM

9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한 달 1,200억 달러를 넘었다. 무역흑자 498.5억 달러, 일평균 수출 56.3억 달러도 역대 최대다. 그러나 같은 달 두바이유 평균가는 전년보다 62.4% 오른 113.7달러였고, 원유 수입은 38.4% 불었다. 신기록과 경고등이 같은 장부에 적혀 있다.

신기록의 절반은 메모리 '값'이 썼다

반도체 수출 603.0억 달러는 단일 품목으로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넘었고 전체 수출의 절반에 가깝다. 산업통상부 자료에서 DDR5 16Gb 고정가격은 올해 5월 37.5달러에서 9월 48.0달러로 올랐다. 증가율 +262.8%의 상당 몫이 물량이 아니라 단가다. 애플 최고경영자가 "메모리 공급난은 절대적 위기"라고 말했다는 헤드라인이 나돈 것도 같은 주다. 값이 떠받친 신기록은 값이 내리면 실적도 내려온다.

품목9월 수출(억 달러)증감률
반도체603.0+262.8%
석유제품72.2+72.0%
컴퓨터70.0+435.3%
자동차60.5−5.5%
선박37.6+29.9%

수입란의 붉은 불, 두바이유

9월 에너지 수입은 129.6억 달러로 38.0% 늘었고 원유만 80억 달러다. 두바이유는 9월 평균 113.7달러까지 올랐고 10월 중순에도 107달러다. 유가를 끌어올리는 축은 지정학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월 16일 "트럼프 '에너지 휴전' 붕괴…젤렌스키, 러 정유시설 공습 재개" 소식을 전했다. 미국 9월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1.3% 뛴 것도 에너지 가격 때문이라는 게 현지 설명이다. 석유제품 수출이 72.2억 달러로 72.0% 늘었지만 물량은 6.9% 줄었다. 비싸진 만큼 팔았을 뿐이다.

에너지 변수수치출처
두바이유 9월 평균113.7달러(+62.4%)산업통상부
두바이유 10.15107.01달러산업통상부 일일동향
에너지 수입(9월)129.6억 달러(+38.0%)산업통상부
LNG 수입단가622.0→743.2달러/톤(6월→8월)에너지경제연구원

AI가 전력을 부르고, 전력이 수입을 부른다

한국전력거래소는 10월 15일 "반도체 전력 6.3GW 공급 가능…관건은 송전선로 확충"이라는 브리핑을 냈다. AI 팹이 늘수록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데, 그 전력의 연료는 대부분 수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통계에서 LNG 수입단가는 6월 톤당 622달러에서 8월 743.2달러로 올랐다. 수출이 늘수록 에너지 수입이 따라 부풀어나는 구조다. 거래소가 같은 주에 재생에너지 100GW 포럼을 열고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원전 공론화 절차를 밟는 것도 병목을 자각했다는 뜻이다.

반론 — 값뿐 아니라 양도 늘었다

이 호황을 물량 반등으로 읽는 근거도 분명하다. 일평균 수출은 105% 늘어 사상 처음 50억 달러를 넘었고, 대중국 수출은 122.7%, 대미국은 137.0% 증가했으며 아세안은 사상 첫 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1~9월 누적 수출 8,145억 달러(+56.8%)에 연 1조 달러 가능성이 언급되는 배경이다. 추석 연휴 기저효과에 밀린 자동차(−5.5%)를 빼면 20대 주력 품목 중 11개가 늘었다.

규모가 아니라 질의 문제

이 흑자는 메모리 가격과 두바이유라는 두 외생 변수 위에 서 있다. 하나는 수출 단가를, 하나는 수입 단가를 결정한다. 어느 쪽이 꺾여도 498억 달러는 그대로 있지 못한다. 정부가 손댈 수 있는 지점도 명확하다. 수출을 더 북돋우는 일이 아니라 송전선로와 발전 인프라라는 병목을 푸는 일이다. 시장이 만든 신기록을 지키는 비용은 결국 전기망 값으로 청구된다.


분석 근거: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2026년 9월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입 동향」 보도자료,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 에너지통계 및 에너지통계뉴스, 한국전력거래소 KPX브리핑·전력수급현황, 인베스팅닷컴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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