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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498억원 썼더니, 8개월 만에 '전입 붐' 끝났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10/31/2026, 7:08:08 PM· Updated 10/31/2026, 7:08:16 PM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금 두 개의 속도로 움직인다. 정부는 내년 사업지를 35곳까지 늘리는 확대 국면이고, 가장 먼저 돈을 뿌린 경남 남해군은 이달 보고서에서 "전입자 유입에 따른 인구 상승 효과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자체 평가했다. 첫 지급부터 8개월, 498억원(국비 포함)을 쓴 뒤의 결론이다.

두 달 만에 4만을 넘긴 뒤 3개월 연속 감소

남해군 인구는 사업지 선정 발표 직전인 지난해 9월 3만9296명에서 11월 4만437명으로 뛰었다. 10년 가까이 줄기만 하던 인구의 반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6월 4만114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7~9월 연속 감소, 지난달 4만1032명이다. 월평균 500명이던 전입자가 200명대로 줄자 매달 60명씩 사망 초과로 줄어드는 자연 감소가 다시 우세해졌다. 출생 대비 사망이 7~10배에 이르는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44.5%) 구조가 배경이다. 충남 청양군도 3월 되찾은 인구 3만명을 지난달 다시 잃었다(2만9998명).

시점남해군 주민등록 인구
2025년 9월 (선정 직전)39,296명
2025년 11월40,437명
2026년 6월 (정점)41,143명
2026년 9월41,032명

다만 효과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30일 낸 '지방소멸 2026' 연구는 정반대의 숫자를 보여준다. 1차 시범지역 10곳의 인구는 지난해 9월 31만8841명에서 올해 6월 33만4547명으로 4.9%(1만5706명) 늘었다. 비교 대상 지역과 격차를 재는 합성통제방법으로도 4.3%의 증가 효과가 추정됐다. 순유입 1만8985명 가운데 46.6%는 같은 도내 다른 시군에서 넘어온 인구였다. 지역 안에서 돈이 돌게 한다는 설계 취지와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지표수치
시범지역 10곳 인구 변화(2025.9→2026.6)+4.9%
합성통제방법 추정 효과+4.3%
같은 기간 인구감소지역 평균−4.6%
인구감소지역 20~39세 여성(2021~2026.6)−17.6%

돈은 누가 대나 — 국비 50%, 나머지는 지방

확대의 걸림돌은 효과가 아니라 재원이다. 내년 사업비는 국비 포함 2조3305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비 지원율은 40%에서 50%로 오르지만 나머지 절반은 도와 군이 각각 25%씩 부담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시도에 50%를 부담하라고 하면 앞으로 자체 예산을 편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에서만 9개 군이 다음 공모에 뛰어들 준비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이 보편 지급의 절반을 계속 낼 수 있는지가 이 정책의 수명을 가른다.

월 15만원이 되돌릴 수 없는 흐름

연구의 단서가 뼈아프다. 인구감소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는 5년간 17.6% 줄었고 소멸위험 시군구는 71곳으로 1년 새 8곳 늘었다. 연구진 자신도 현금은 이동에 빠르게 영향을 주지만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장기적 정주 여건을 바꾼다며 성패로 단순 구분하지 말라고 적었다. 남해 사례가 확인한 건 연고 있는 인구의 전입 수요는 한 번 쓰면 끝난다는 것이다. 반론도 분명하다. 남해군은 "인구 증가는 부수 효과일 뿐 정주 유지 효과는 확인됐다"고 맞섰고, 이재명 대통령도 31일 경북 영양·청송에서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으니 현장에서 잘 정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전북 임실군은 자체 예산으로 군민 1만9650명에게 1차 지급을 마쳤다.

8개월치 데이터가 말하는 건 정책 폐기가 아니라 순서다. 전입 붐이 꺾인 시범지의 추이를 2차 지역과 견주어 재원 부담 구조를 먼저 손질하지 않으면, 35곳 2조원 규모는 효과가 검증되기 전에 몸집부터 커진 제도가 된다.


분석 근거: 중앙일보(남해군 인구현황 보고 단독 보도), 연합뉴스, 뉴시스(한국고용정보원 '지역산업과 고용' 2026 가을호), 한국경제, 대통령 영양·청송 방문 관련 뉴시스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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