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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호르무즈 발언 뒤엔

김근호김근호 기자· 2026/9/7 2:13:45· Updated 2026/9/7 4:46:07

청와대는 4일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관련해 "검토 단계에 있지만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호르무즈에서의 자유로운 통항은 우리의 국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자유 통항' 강조는 파병의 명분과 논리를 다지는 일종의 준비 작업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68%가 지나는 해상교통로 이용국이라는 지점에서 출발해, 미국의 요구에 못 이긴 수동적 결정이 아니라 '능동적 기여'로 파병의 성격을 스스로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역할을 '글로벌 기여'로 정의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의에서 파병의 성격과 범위를 스스로 정할 명분을 만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런 틀에서는 미국 주도의 대이란 공세 작전에 불참하면서 이란에는 해상교통로 확보 차원의 '비적대적 결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고, '자국민과 자국 선박 보호' 명분으로 국내 여론 설득과 국회 동의 과정도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 파병이 결정되더라도 전투 병력이 곧장 호르무즈해협으로 향하는 그림은 아니다. 정세 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한국형 구축함)는 이미 아덴만에서 연합해군사령부(CMF)가 부여한 임무를 맡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미국·걸프 주요국과 호르무즈해협 관련 정보 공유를 추진하는 방안이 첫 카드로 꺼내진다.

이는 추가 파병이나 국회 동의 없이도 가능하다. 단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 공해로 넓히거나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2024년 6월 19일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도착)을 오만·카타르 거점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그렇다. 함정 쪽에서는 1만 톤 이상의 보급물자를 실을 수 있는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 파견이 거론되는데, 미국의 대이란 공세작전과 분리해 작전범위를 오만만에서 호르무즈해협 입구로 제한하고 미군 단독 작전 참여는 피하는 방식이다.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와 해상초계기·해군 함정의 중동 파견은 국회 파병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적 절차는 아직 시작 전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법적 절차가 국회와의 협의, 동의를 의미하는 것인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 있지 않다"고도 했다. 군 관계자는 "대북 대비태세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호르무즈 파병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의 방침이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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