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후보자 검증] 이소영, 중소기업 법안 34건 중 1건… 그런데 이 숫자는 함정이다
어제 본지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겨눈 '대표발의 116건 중 성평등 법안 0건' 통계를 검증했다. 숫자는 사실이지만 그 통계는 후보자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정부 부처가 어떻게 나뉘어 있느냐를 보여준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같은 잣대를 다른 후보자에게 대면 어떻게 되는가. 이번 개각에서 현역 의원으로 지명된 사람은 세 명이다. 그중 한 명이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다.
34건 중 1건
본지가 국회 의안정보 원본으로 확인한 결과, 22대 국회에서 이 후보자가 대표발의한 법안은 34건이다.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나누면 이렇다.
| 소관위 | 건수 |
|---|---|
| 재정경제기획위원회 | 7 |
|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 6 |
| 국토교통위원회 | 5 |
|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 4 |
| 법제사법위원회 | 3 |
| 행정안전위원회 | 3 |
| 기획재정위원회 | 2 |
| 보건복지위원회 | 1 |
| 국방위원회 | 1 |
| 국회운영위원회 | 1 |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1 |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간 법안은 34건 중 1건, 2.9%다.
용혜인 후보자가 58건 중 0건이었다면, 이 후보자는 34건 중 1건이다. 구조가 같다.
그럼 이 통계는 이 후보자에게 불리한가
일관성을 지키려면 답은 하나다. 아니다.
어제 본지가 쓴 논리는 이렇다. 상임위 소관 통계는 그 의원의 관심사가 아니라 소관 부처가 어디냐를 반영한다. 여성가족부 소관이 아닌 젠더 입법은 성평등가족위원회 통계에 잡히지 않고,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이 아닌 중소기업 관련 입법은 산자중기위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이 후보자의 34건을 뜯어보면 그렇다. 재정경제기획위로 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들, 국토교통위로 간 법안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로 간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들은 모두 기업 활동과 직결되지만 중기부 소관이 아니다.
용혜인에게 적용한 기준을 이소영에게 뒤집는다면 그것은 검증이 아니라 편들기다. 본지는 뒤집지 않는다.
대신 이 후보자에게 물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소관 통계가 무의미하다고 해서 검증할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물어야 할 지점이 다르다.
이 후보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2012년 사법연수원 41기를 수료하고 김앤장에 들어갔다. 2016년 로펌을 나와 기후변화 대응을 다루는 '기후솔루션'을 세웠고, 2020년 민주당 영입 인재로 국회에 들어와 2024년 재선했다. 지명 직전까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였다.
기후·환경 전문가라는 정체성이 뚜렷하다.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는 규제 완화와 진흥이 주된 임무인 부처다.
그래서 이런 우려가 나온다. 규제를 강화해온 사람이 규제를 풀어야 하는 부처를 맡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데이터는 그 우려를 지지하지 않는다
본지는 22대 국회 의원 285명의 이념 좌표를 표결과 발의 기록으로 산출해왔다. 경제축은 -1(분배·규제 강화)에서 +1(시장·규제 완화)까지의 값이다.
| 의원 | 경제축 좌표 | 순위(1위=가장 좌) |
|---|---|---|
| 용혜인 | -0.754 | 6위 / 285 |
| 김승원 | -0.323 | 35위 / 285 |
| 이소영 | -0.082 | 121위 / 285 |
이 후보자의 경제축 좌표는 -0.082, 285명 중 121위다. 민주당 소속 의원 가운데서는 오히려 중도에 가깝다. 같은 날 지명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보다 시장 쪽에 있고, 용혜인 후보자와는 큰 격차가 있다.
그가 대표발의한 34건을 법안 단위로 채점한 평균값도 -0.106으로 중앙에 가깝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0.8로 규제 강화 쪽에 뚜렷하게 서 있는 반면,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법 개정안은 +0.7, 신재생에너지 촉진법과 국토계획법 개정안은 각각 +0.3으로 진흥·완화 쪽에 있다.
"환경 규제론자라 중기부와 안 맞는다"는 통념을 우리 데이터는 뒷받침하지 않는다.
소신 지표는 높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수치가 더 있다. 이 후보자의 당론 이탈률은 1.1%다. 같은 날 지명된 김승원 후보자(0.1%)의 11배다. 본지 산출 기준으로 소신·당정독립 지표는 100점 만점에 84점으로 상위권이다.
장관은 정부 방침을 집행하는 자리이므로 이 수치가 좋은 신호인지 나쁜 신호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다만 사실로서 기록해둔다.
그런데 아무도 묻지 않고 있다
본지가 국내 주요 커뮤니티 게시글을 집계한 결과, 8월 30일 이후 장관 인사를 다룬 글 1,694건 중 이 후보자를 언급한 글은 38건, 2.2%였다.
가장 많이 읽힌 글의 제목은 검증 내용이 아니었다. 「용혜인이라는 대 어그로꾼 때문에 관심못받는 장관후보자」였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5일로 잡혀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단체들은 지명 직후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다.
물을 것이 없어서 조용한 것이 아니다. 물어야 할 것이 다른 소음에 덮여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