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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2500억 쏟는 정부, SW 예산은 400억 깎았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9/9 9:03:00· Updated 2026/9/9 9:03:10

정부의 내년 예산안은 지금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한쪽에서는 전 국민 AI 활용에 2500억원을 쏟아붓고, 다른 쪽에서는 AI를 돌리는 뼈대인 소프트웨어(SW) 예산을 400억원 깎았다. 같은 문서 안에서 기름은 붓고 엔진 오일은 빼는 셈이다.

AI에 돈, SW에 가위

지난 3일 국회에 제출된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비R&D 부문 SW 관련 예산은 약 2900억원 수준이다. 올해 약 3300억원에서 400억원가량 줄었다. 감액은 골고루 닥쳤다. SW산업기반확충 사업은 약 170억원으로 15% 삭감됐고, XaaS선도프로젝트는 28.5%, 공공SW사업선진화는 15% 줄었다. SW산업 해외진출 역량강화 사업도 5억원가량 축소됐다.

같은 예산안에서 AI에는 돈이 몰린다. 국민참여예산 3010억원 중 80%가 넘는 2500억원이 '전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에 배정됐고, 올해 137억원에서 2097% 늘어난 규모다. 대학생 AI 공동구독 지원에도 199억6000만원이 붙었다.

항목내년 예산안 방향
과기정통부 SW 관련 예산(비R&D)약 3300억 → 약 2900억(-400억)
SW산업기반확충약 170억, 본예산 대비 -15%
XaaS선도프로젝트-28.5%
전국민 AI 활용 지원(국민참여예산)2500억 신규 편성
AI중심대학1179억6000만 → 1850억(+670억)

왜 문제인가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8일 "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 SW 없이는 AI를 구현할 수 없고, 정부가 세계 1위 도약을 외치는 피지컬 AI도 임베디드 SW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 SW 투자 없이 AI 인프라에만 대규모 투자하는 것을 "모래 위에 성 쌓기"라고 불렀다. 김숙경 KAIST 교수도 클라우드 전환과 노후 시스템 현대화, 기존 시스템 연계가 빠진 AX(AI 전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AI 모델을 실제 현장에 붙이는 작업은 전통적 SW 기업의 몫인데, 그 시장을 줄여놓고 PoC 사업만 늘리면 상품화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인력에도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예산 구도는 인력 양성에서도 반복된다. AI중심대학 예산은 올해 1179억6000만원에서 내년 1850억원으로 670억원가량 늘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SW국의 SW 사업 예산은 실질적으로 줄었고, SW 제도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신규 사업은 거의 없다. 인재를 길러 놓을 시장을 깎는 구조다. 국가AI전략위원회가 8일 출범 1주년 성과보고회에서 'AI 3대 강국'과 토큰팩토리 수출을 화두로 꺼냈지만, 1년 성과 대부분이 가이드라인 수립과 기본계획 같은 정책 지원에 머물렀다는 평가는 스스로도 인정한 바다.

반론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예산 우선순위의 문제다. 당장 성장동력으로 보이는 AI 모델·인프라에 자원을 집중하고, AI 코딩 도구가 보급되는 시점에 전통 SW 지원을 축소하는 것이 흐름에 맞다는 논리다. 실제 SW국 예산 전체로 보면 AI중심대학 증액분만큼은 늘었다. 다만 채효근 부회장은 이에 대해 "AI 에이전트가 활성화되면 SW가 필요 없어진다는 주장은 SW를 단순 코딩으로 보는 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래서 한국은

SW 산업은 화려하지 않지만, AI가 벌어들인 값을 실제 매출로 바꾸는 결제 창구다. 예산안이 국회 심사를 거치는 동안 살아남아야 할 것은 2500억원짜리 AI 서비스가 아니라, 그 서비스가 돌아갈 SW 생태계의 최소한의 뼈대다. 엔진에 기름만 부으면서 오일은 줄이는 차는, 속도를 내기 전에 먼저 서 있는다.


분석 근거: 전자신문(2026.9.8 "내년 SW 예산 '뒷걸음'…AI, '모래 위에 성' 될라", 2026.9.8 [뉴스줌인] "AI 개발만으론 산업 못 만든다", 2026.9.7 "국민참여예산 3010억 '역대 최대'").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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