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특허 60%를 중국이 가져갔다, 한국 몫은 4.6%
오픈AI가 개인용 로봇을,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AI는 아예 대량생산 공장 기술까지 특허로 묶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정작 특허 판은 이미 다른 나라의 것이다. 지식재산처가 28일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특허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60.8%, 한국은 4.6%다. 로봇 전쟁은 판매 실적이 아니라 특허 숫자로 먼저 갈렸다.
6.3%에서 4.6%로, 3년 연속 내리막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식재산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휴머노이드 특허 점유율은 2024년 6.3%에서 지난해 5.2%, 올해 상반기 4.6%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중국은 51.8%에서 60.8%로 커졌고 미국은 27.3%에서 21.8%로 줄었다. 선진 5개 지식재산관청(IP5) 기준이다.
| 국가 | 2024년 | 2026년 상반기 |
|---|---|---|
| 중국 | 51.8% | 60.8% |
| 미국 | 27.3% | 21.8% |
| 한국 | 6.3% | 4.6% |
건수로 보면 더 직설적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출원 1,584건, 미국 113건, 한국 35건이다. 중국은 한국의 45배다.
두뇌 싸움에서는 66% 대 8.8%
휴머노이드보다 심각한 건 로봇의 두뇌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이다. 이 분야 특허 점유율은 중국 66.3%, 미국 14.1%, 한국 8.8%이다. 몸통이 아니라 두뇌에서 배수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기술수준평가에서는 과거 한국이 앞섰던 항목의 순위가 뒤집혔다.
| 기술 | 2022년 (한/중) | 2024년 (한/중) |
|---|---|---|
| 고난도 자율조작 | 85.0 / 79.0 | 80.0 / 90.0 |
| 인간-로봇 상호작용 | 85.0 / 84.0 | 80.0 / 90.0 |
특허 장벽은 관세보다 오래 남는다
관세는 협상하면 풀리지만 특허는 만료까지 로열티를 물린다. 이 의원은 "특허 장벽까지 높아지면 우리 로봇 산업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기술 종속에 빠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와 지식재산 확보 전략의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붙었다.
반론 — 특허 숫자가 곧 기술력은 아니다
신중하게 볼 지점도 있다. 지식재산처는 특허가 출원 뒤 18개월이 지나야 공개되므로 최근 수치는 실제 출원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특허의 양적 팽창 뒤에 정부 보조금 유인이 있다는 지적도 오래된 논쟁이다. 미국 점유율조차 27.3%에서 21.8%로 내려온 것은 중국의 물량 공세가 한국만 겨냥한 현상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매일경제는 한국이 로보틱스 생태계 평가에서 톱3에 올랐고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보도했다.
남은 선택은 속도다
특허 지도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누가 어디에 찍히는지는 매년 명확해진다. 부품과 조립에 강한 한국 산업이 값을 매기는 대신 값을 지불하는 위치로 내려가는 시나리오는 이미 반도체 장비에서 한 번 겪어본 길이다. 정부가 풀 종목을 고르는 관치 투자보다, 세제 혜택과 규제 정리로 민간이 원천기술에 장기 자본을 붓게 만드는 편이 특허 숫자를 바꾸는 빠른 길이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뉴시스, EBN산업경제, 매일경제, 비즈월드 보도 및 지식재산처·KISTEP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