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6%로 중국에 졌는데 3사는 50조를 따냈다…K조선의 이중 장부
한국 조선업이 지금 두 장부를 들고 다닌다. 하나는 척수 장부인데 여기엔 중국이 81%를 적고 한국은 16%를 적었다. 다른 하나는 돈 장부인데, 올해 조선 3사가 여기 적은 누적 수주액은 50조원을 넘었다. 같은 산업에서 나온 숫자 두 개가 정반대를 가리킨다면, 볼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
81% 대 16%, 척수가 말하는 것과 숨기는 것
영국 클락슨리서치 집계로 지난 7월 세계 신조선 발주는 357만CGT였다. 중국이 290만CGT(111척)로 81%를 가져갔고 한국은 57만CGT(21척)에 그쳤다(연합뉴스 8월 12일). 1~7월 누적으로도 중국 75%에 한국 17%, 수주잔량은 중국 1억422만CGT(66%)에 한국 3823만CGT(18%)다. 척수로만 보면 한국은 이미 5분의 1 규모의 2위다.
| 구분 | 한국 | 중국 |
|---|---|---|
| 7월 수주 점유율 | 16% (57만CGT·21척) | 81% (290만CGT·111척) |
| 1~7월 누적 점유율 | 17% (870만CGT·218척) | 75% (3802만CGT·1394척) |
| 수주잔량 점유율 | 18% (3823만CGT) | 66% (1억422만CGT) |
척수 장부가 숨기는 것은 선종이다. 중국의 물량은 벌크선과 중소형 선박이 끌고 갔다. 한국은 아예 이 시장에서 손을 뗐다.
돈 장부: 3사가 50조8천억원어치를 팔았다
올해 들어 9월 25일까지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누적 수주액은 376억2000만 달러, 약 50조8000억원이다(뉴시스). 3사는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안고 있어서 값을 깎는 주문은 받지 않는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7월 말 185.49로 5년 전보다 29% 올랐고, LNG운반선 한 척 값이 2억4850만 달러에 달한다. 싸게 많이 파는 나라와 비싸게 골라 파는 나라의 차이가 장부 두 개의 정체다.
| 회사 | 누적 수주액 | 척수 | 연간 목표 달성률 |
|---|---|---|---|
| HD한국조선해양 | 187억1000만 달러 | 169척 | 80.3% |
| 삼성중공업 | 117억 달러 | 44척 | 84% |
| 한화오션 | 72억1000만 달러 | 39척 | (목표 미공개) |
반론: 점유율은 목표가 아니다
물량 점유율 하락을 위기로 읽는 데 반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국 조선업은 올해 LNG운반선 발주 66척 중 40척, CGT 기준 61.2%를 가져갔다(뉴스1 9월 28일). 선박 건조의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분야에서 한국의 몫은 오히려 커졌다. 점유율보다 영업이익으로 산업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이쪽 논리다. 실제 3사의 흑자 흐름은 이 계산을 뒷받침한다.
그런데 중국이 위쪽으로 올라온다
문제는 이 이중 구조의 수명이다. 중국은 27만㎥급 초대형 LNG선 공세로 고부가 시장에 올라타고 있다. 올해 LNG선에서 중국 몫이 38.8%로 다시 부풀었다. 값싼 노동력과 정부 보조로 밑바닥을 채운 나라가 기술로 윗칸을 따라오는 이력은 반도체에서 이미 본 적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0월 4일 보도에서 한·일 조선소의 로봇 도입 우위를 약 5년으로 보면서도 중국이 그 기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조선사는 시행착오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짚었다.
남은 승부수는 로봇이다
한국의 대답은 자동화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일부 생산라인을 완전 자동화하는 다크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HD삼호중공업 류상훈 부사장은 생존이 다기능 로봇 개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척수 경쟁에서 손을 뗀 대신 가격과 기술로 지키는 시장은 결국 원가 구조가 결정한다. 조선소 안의 로봇 밀도가 다음 장부를 쓴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2026.8.12, 2026.10.4), 뉴시스(2026.9.25), 뉴스1(2026.9.28), 클락슨리서치 통계 인용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