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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수급 11만명·적자 6조원…실업급여는 아직 보험인가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10/25 13:11:01· Updated 2026/10/25 14:18:10

실업급여가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182만 실직자를 받치는 마지막 안전망이고, 다른 쪽에서는 퇴사와 수급을 되풀이하는 11만명에게 매년 6000억원을 흘려보내는 통로다. 올해 국회에 나온 고용노동부 자료는 뒤의 얼굴이 커지는 속도를 보여준다.

반복수급 11만명, 4년째 꺾이지 않는다

고용노동부가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3회 이상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은 2025년 11만3000명이다. 한 사람이 최대 7회까지 받았고, 같은 직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한 사람만 6만5000명이다. 수급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은 설계가 숫자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연도3회 이상 수급자비고
202210만2000명5회 이상 1만3000명
202311만명—
202411만3000명—
202511만3000명지급액 5997억원, 5회 이상 1만5000명

매년 깨지는 예산, 6조원의 구멍

수급자는 2022년 173만533명에서 2025년 182만631명으로 늘었다. 2025년 실지출 12조8729억원은 예산 11조4424억원을 1조4000억원 넘겼고, 실업급여 계정은 수입 15조7000억원·지출 17조4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적자를 냈다. 차입금을 반영한 실질 적자는 5조9933억원이다. 고용노동부는 예산이 부족하면 기금에서 전입금을 끌어 쓸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설명했다.

구분20232025
실지출11조7922억원12조8729억원
예산11조5705억원11조4424억원

상한을 깎은 30년 만의 대수술

노동부는 9월 1일 월 상한액을 198만원에서 176만원으로 낮추는 개편안을 냈다. 지급 기간은 1개월 이상 늘리고 총지급액은 그대로 뒀다. 최저임금보다 후한 급여가 재취업을 미루는 유인이 됐다는 게 배경이고, 노동부는 내년 지출이 약 1조4000억원 줄 것으로 본다. 건국대 윤동열 교수는 총액과 하한액의 최저임금 연동 장치가 남아 있는 만큼 실제 변화는 시행 뒤 검증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가 멈췄다

같은 정부가 8월에는 35세 미만의 자발적 퇴사에도 생애 1회 구직급여(이직 전 임금 60%, 월 최대 100만원)를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10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7년 예산안에는 관련 예산이 빠졌다. 여론 반대에 따른 속도 조절로 읽힌다. 2026년 6월 기준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14만6418명 가운데 근속 1년 미만이 66.5%, 20~24세는 80.1%다.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하는 퇴사가 이미 청년층 다수의 패턴인데, 급여 확대는 이 패턴에 값을 매기는 셈이 된다.

반론: 노동시장 구조의 문제다

반복수급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반론도 분명하다. 수급자 10명 중 3명은 60세 이상이고, 60세 이상 수급은 4년 새 27% 급증했다. 정년과 재고용 사이 공백을 제도가 메우지 못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단기·간헐 고용이 많은 노동시장 구조가 반복수급을 낳는다는 시각도 있다. 타당한 지적이지만 구조 개선과 무제한 수급은 따로 풀어야 할 문제다. 전입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한 그 비용은 보험료와 세금을 내는 성실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180일 요건, 문턱이 아니라 출입문

김소희 의원은 가입 요건을 180일에서 12개월로 올리고 감액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속 수요도 커졌다. 실업인정일 해외 체류 수급자는 2025년 2만832명이고, 부정수급 적발자는 2024년 1359명에서 2025년 2134명으로 57.0% 늘었다(김위상 의원실 공개 자료). 상한액 인하는 출발점일 뿐이다. 기여와 급여의 대응을 되살리지 못하면 고용보험은 이름뿐인 보험이 된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 '곽용희의 일자리노트', 파이낸셜뉴스, 세계일보, 중앙일보, 연합뉴스 보도 및 고용노동부 국회 제출 자료(김소희·김위상 의원실 공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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