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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30원→1,340원, 정부가 못 잡은 원화를 시장이 잡았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11/1 11:08:41· Updated 2026/11/1 11:33:36

3월 말 원·달러 환율은 1,530원선을 넘겼고, 일곱 달 뒤인 10월 초엔 1,340원대로 내려앉았다. 같은 해, 같은 통화에서 벌어진 약 12% 절상이다. 이 반전을 이끈 건 정부의 '쏠림 대응' 구호가 아니라 사상 최대 무역흑자와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이란 전쟁이 밀어 올린 1,530원

상반기의 원화는 공포의 통화였다. 이란 전쟁 여파로 3월 31일 환율은 장중 1,536.9원까지 올라갔고, 연합뉴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과도한 쏠림에 필요하면 즉시 조치하겠다고 맞섰지만(KBS) 상단은 잡히지 않았고, 6월 4일에도 환율은 다시 1,530원을 넘겼다(경향신문). 당국의 경고가 시세를 바꾸지 못했다는 사실이 올해 환율사의 첫 장이다.

흑자 4배, 시장이 원화를 다시 계산했다

하반기 방향을 바꾼 힘은 무역수지에서 나왔다. iM증권 집계로 올해 1~7월 누적 흑자는 1,678억 달러이고, 연간 흑자는 3,600억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역대 최대였던 2017년 연간 952억 달러의 네 배 규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환원 기대에 따른 환전 물량, 법인세 중간예납, 3대 메가프로젝트 재원 조달까지 겹치며 외환시장은 달러 '공급우위'로 넘어갔다(조선비즈).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가 이끈 3분기 성장률 1.0%(한국은행 속보치)이 이 흐름에 연료를 부었다.

시점원·달러 환율의미
3월 31일장중 1,536.9원금융위기 이후 최고(연합뉴스)
8월 19일1,400원 하회2025년 9월 이후 처음(조선비즈)
10월 7일1,340.5원연중 최저권(조선비즈)

두 달 연속 인상, 금리차가 방아쇠를 당겼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리고, 8월 27일에는 3.00%로 두 달 연속 인상했다. 10월 22일 3.00%에서 동결하며 숨을 골랐다. 미 연준이 3.75~4.00% 구간을 지키는 사이 한미 금리차는 1%포인트 안팎으로 좁아졌다. 달러를 더 쥐고 있어야 할 이유가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다.

날짜한국은행 기준금리결정
7월 16일연 2.75%+0.25%포인트 인상
8월 27일연 3.00%+0.25%포인트 인상
10월 22일연 3.00%동결

강한 원화의 승자와 패자

절상의 수혜는 소비자와 수입 쪽에 먼저 돌아간다. 수입물가 부담이 내리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도 누그러진다(iM증권). 머니투데이 등 보도는 연간 성장률 3.7%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전한다. 반대편 계산서는 수출기업 몫이다. iM증권은 수출기업의 매출·이익 감소를 부정 요인으로 꼽았고, 인베스트조선은 9월 보도에서 수준 자체보다 변동성이 사업계획의 뿌리를 흔든다고 짚었다.

"절상은 성장의 훈장"이라는 반론

절상을 훈장으로 읽는 반론도 힘이 있다. iM증권 보고서는 원화 강세가 물가·금리 안정으로 이어지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를 늘린다고 본다. 성장이 원화를 강하게 만들었고 강한 원화가 다시 금융 안정을 뒷받침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3월의 1,530원과 10월의 1,340원 중 자산시장이 선호하는 쪽은 후자다.

환율은 정부 것이 아니다

3월의 공포와 10월의 안도가 한 해 안에 다 있었고, 두 경우 모두 정부가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환율은 흑자와 금리차, 그러니까 시장이 매긴 가격이다. 정책이 붙잡을 것은 방향이 아니라 변동폭이고, 기업이 할 일은 저점을 기다리는 대신 헤지를 늘리는 일이다. 다만 1인당 4만 달러가 환율 산수로 도장 찍히는 순간 실질 소득과의 구분을 잃지 않아야 한다. 숫자의 향연 뒤에 내수 부진이라는 빈자리가 여전하다는 점이 이 절상의 그늘이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2026.3.31 환율 급등 보도), 경향신문(2026.6.4), 조선비즈(2026.8.20·10.7 환율 마감),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3분기 GDP 속보치, 머니투데이(2026.10.27), 인베스트조선(2026.9.14), iM증권 외환시장 보고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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