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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조달시장 리포트: 조달 80건이 기업당 1건

백영우백영우 기자· 2026. 10. 20. PM 4:42:51· 수정 2026. 10. 20. PM 4:42:51

정부조달 시장에 발을 들인 80개 기업이 각각 단 한 건의 조달 이력만 남기고 있다.

공공데이터로 확인되는 조달 등록 80건이 정확히 80개 기업에서 나왔다. 한 기업이 여러 건을 쌓은 구조가 아니라, 기업당 1건씩 분산된 형태다. 이는 대기업이나 전문 조달 대행업체가 시장을 선점하는 그림이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이 개별 수주를 통해 공공시장에 진입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소수 정예가 아니라 넓고 얕은 참여다.

업종 구성이 말해주는 것

데이터에 등장하는 기업 명단을 보면 특정 산업에 치우치지 않았다. 대훈환경, 대경산림개발, 산림자원개발처럼 환경·산림 분야가 눈에 띄는가 하면,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한빛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에이스톤엔지니어링처럼 설계·엔지니어링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여기에 삼정엘리베이터, 진우에이티에스 같은 설비 유지관리 업체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처럼 보험업까지 섞여 있다.

이런 구성은 정부조달이 단일 산업의 성장 동력이 아니라 공공서비스 전반을 떠받치는 인프라 시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청소·환경, 조경·산림, 건축설계, 안전관리, 관광, IT 서비스까지 공공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영역 전반이 조달 수요로 연결되는 것이다. 조달은 곧 공공지출의 지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당 1건의 의미: 진입은 쉽고 확장은 어렵다

가장 주목할 패턴은 중복 참여가 없다는 점이다. 하나의 기업이 반복해서 수주를 확보한 사례가 데이터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두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먼저 조달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을 가능성이다. 나라장터 등 전자조달 시스템의 확산과 중소기업 수요조달 제도의 정착은 작은 규모의 지역 기업도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실제로 명단에는 유한회사 형태의 소규모 기업과 지역 건축사사무소가 포함돼 있다.

반면 단일 수주에 그치는 구조는 관계의 지속성이 약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첫 계약 이후 후속 수주로 이어지는 이른바 연속 수주가 관찰되지 않는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매번 새로운 입찰 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조달시장의 판을 키우는 것과 기업을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영향과 전망

참여 기업의 다양성은 공공발주 정책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정부는 그간 지역 기업과 중소기업의 조달 참여 확대를 정책 목표로 삼아왔고, 데이터는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실현됐음을 보여준다. 발주 주체 입장에서도 공급자 풀이 넓다는 것은 가격 경쟁과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참여 확대만으로 시장의 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훈환경, 혁신안전기술, 새로이 등 환경·안전 분야 기업의 존재는 공공서비스의 사회적 기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공공서비스의 질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 관건은 진입 이후의 생태계다. 우수 조달기업에 대한 계약기간 연장, 실적 기반 우대 등 후속 수주로 이어지는 제도적 장치가 작동한다면 기업당 수주 건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데이터가 다시 수집되는 시점에 기업당 평균 건수가 1건을 넘어서는지 여부가 조달시장의 성숙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넓어진 시장이 깊어지는 시장으로 바뀌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다음 데이터에 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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