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통령 만남 16년째 '0'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는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조 바이든 전직 대통령 부부가 참석해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번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직 대통령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기념 사진을 찍는 등 교류가 있었다. 2004년 1월 노무현 대통령 역시 김대중,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그러나 이후 당이 다른 전·현직 대통령 간의 만남은 단절되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을 초청했으나 전두환, 김영삼 전직 대통령만이 참석했으며, 이후 청와대 초청은 사실상 사라졌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를 ‘정권에 대한 경고’로 규정하며 국정 성공을 위해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는 방식으로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이 훌륭한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윤석열 현 대통령을 제외한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직 대통령을 초청해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제안했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초청했을 때 전두환, 김영삼 전직 대통령만 참석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직 대통령은 당시 사망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적폐 청산’ 기조가 이어졌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 임명식’에 전직 대통령을 초대했으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최근 지방선거 결과는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를 보여주었다. 민주당이 다수의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국민의힘과의 득표율 차이가 5.4%포인트에 불과했다. 선거 이후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역시 하락세를 보이며,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야당과 그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방식의 국정 운영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과거 통합과 실용을 강조한 바 있다. 현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은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재판 중이나,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직 대통령은 만남이 가능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을 사형시키려 했던 인물과도 만났던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는 데 장애가 될 이유는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여당 내부 갈등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모습은 통합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들 전직 대통령 또한 이번 초청에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통합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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