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스스로 낸 특검 무력화 개정안 거뒀다
민주당이 스스로 발의한 특검법 개정안을 이틀 만에 거둬들였다.
선관위 특검이 출범한 지 하루 만인 이달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파견 검사의 수사권을 없애는 개정안을 냈다가 '특검 무력화' 비판에 직면하자 회수한 것이다. 검찰청 폐지 시행이 3주가량 남은 시점에 집권 여당이 입법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출범 하루 만에 제동 걸린 개정안
선관위 특검은 이달 7일 문을 열었다. 특검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여당 의원들은 파견 검사 수사권 박탈안을 발의했다. 문제는 특검의 수사 구조였다. 특검법상 실무 수사는 검찰에서 파견된 검사들이 상당 부분 담당한다. 파견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면 특검팀은 곧바로 인력 공백에 빠질 수밖에 없다. 출범 직후 수사 동력을 스스로 끊는 형국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언론공지를 통해 철회 뜻을 밝혔다.
"파견검사 수사권 폐지안을 잘못 발의했다. 철회하겠다."
발의 이틀 만의 회수였다. 파견 검사의 수사권은 현행대로 유지됐고 특검 수사 체계에 대한 직접적 충격은 차단됐다.
검찰청 폐지와 얽힌 입법 논리
개정안의 배경에는 검찰청 폐지 시행이 자리 잡고 있다. 폐지가 이뤄지면 검사의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사라진다. 특검에 파견된 검사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논리에서 개정안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조직 개편을 앞두고 법령 사이 정합성을 맞추려던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법 적용의 시점이 문제였다. 검찰청 폐지가 앞으로의 새 원칙이라면 이번 개정안은 이미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한 즉시 적용이었다. 같은 원칙이라도 언제부터 적용하느냐에 따라 수사 불능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이념의 일관성과 수사의 실효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여당은 결국 후자를 택했다.
정치권 파장과 쟁점
비판의 방점은 속도에 찍혔다. 하루 만에 법안을 만들어 이틀 만에 거둬들이는 과정이 입법의 신중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출범한 특검을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됐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잘못 발의'를 인정하며 불똥을 덜려 했지만 검경 개편을 앞둔 시기인 만큼 정치적 부담은 남는다. 야당이 이번 사안을 검찰청 폐지 전반의 문제로 확대해 공방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절차적으로 철회된 안건은 더 이상 국회 심사 대상이 아니다. 법사위 심의나 본회의 표결 없이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남은 숙제와 향후 전망
당장의 불씨는 껐지만 근본 과제는 남는다. 특검법의 파견 검사 조항과 검찰청 폐지 법안 사이 간극은 그대로다. 폐지 시행 이후 새로 특검팀이 꾸려질 때 파견 검사의 지위와 수사권을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한 후속 입법이 결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특검의 수사는 이번 논란과 무관하게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파견 검사의 수사권이 유지된 만큼 자료 확보와 소환 조사 등 실무는 공백 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결과는 폐지 시행을 앞둔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개정안 재발의 가능성은 당장은 낮아 보이지만 검사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논쟁 자체는 폐지 시행 전후로 정치 일정의 한가운데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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