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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은 빠지고 세금이 채운다…건설수주 3개월 연속 하락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14. AM 11:11:43· 수정 2026. 10. 14. AM 11:11:52

한국 건설시장이 두 개의 속도로 갈라진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월간 건설시장동향(2026년 10월호)'에 따르면 8월 건설수주액은 15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8.1% 줄었고 3개월 연속 하락이다. 같은 주 정부는 3조원 규모 해외건설 신전략펀드 조성을 발표했다. 시장이 멈춰 서니 정부가 나서는 그림이고, 그 재원 상당분은 세금에서 나온다.

공공이 메우고 민간이 빠진다

공공수주는 제2경춘국도 등 대규모 도로공사 발주에 힘입어 4조7천억원, 5.9% 늘었다. 민간수주는 압구정아파트지구 재정비사업 같은 대형 물량이 붙었는데도 토목(-21.2%)과 비주택 건축(-32.2%)이 꺾이며 11조원, 13.0% 감소에 그쳤다. 시공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11조6천억원으로 7.4% 반등했지만 2023년 8월 14조1천억원, 2024년 8월 13조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금의 반등은 시장의 회복이 아니라 공공 발주의 떠받침이라는 뜻이다.

지표(2026년 8월)수치전년 동월 대비
건설수주액15조7천억원-8.1%
공공수주4조7천억원+5.9%
민간수주11조원-13.0%
건설기성11조6천억원+7.4%
건설업 취업자187만8천명-1.7%
건설공사비지수138.74+6.0%

고용은 28개월, 원가는 물가의 두 배

건설업 취업자는 187만8천명으로 1년 새 1.7% 줄어 28개월 연속 감소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 취업자가 0.6% 늘었으니 건설만 인력이 빠져나간 셈이고, 숙련 인력 이탈은 경기가 돌아서도 즉시 복구되지 않는다.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6.0%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의 두 배다. 철근 시장가격지수는 18.3% 뛰었다. 판매값은 멈춘 채 원가만 오르면 문을 닫는 게 합리적 계산이 된다.

대기업 91.7, 중소 60.0 — 체감경기 31.7포인트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3.2로 기준선(100)을 밑돈다. 대기업지수는 91.7로 8.4포인트 뛰어 연중 최고치를 찍었지만 중견(68.0)과 중소(60.0)는 내렸고 양쪽 격차는 31.7포인트로 벌어졌다. 신규수주지수도 0.8포인트 하락했다. 대형 공공공사를 받는 대기업과 민간 물량에 매달리는 중소 건설사의 처지가 정확히 갈라진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높은 공사비 압박과 신규 물량 위축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 건설사 간 체감경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서도 '반토막'… 꺼낸 카드가 3조원 펀드

해외 사정도 비슷하다. 해외건설협회 집계로 올해 1~9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206억6천만달러로 1년 전(413억3천만달러)의 절반이다. 지난해 6월 187억달러 규모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기저효과를 빼면 감소폭은 8.6%, 최근 3년 평균보다는 27.9%가 적다. 정부는 12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3조원 규모 해외건설 신전략펀드와 패키지형 수주(개발·건설·유지보수) 확대를 발표했다. 이형일 부총리는 같은 자리에서 8월 경상수지가 461억1천만달러로 40개월 연속 흑자라고 밝혔다. 수출은 버티는데 건설 한 부문만 무너지는 대비다.

해외건설 수주(1~9월 누적)2025년2026년증감
수주액413억3천만달러206억6천만달러-50.0%
수주건수441건436건-5건

공공 안전판 논리도 분명하다

반론도 있다. 공공 발주 확대 덕에 하반기 기성이 반등했고,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중동·아시아 중심의 수주 회복을 긍정적으로 짚었다. 데이터센터 등 신규 시장은 정부의 금융·보증 지원 없이는 진입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지혜 연구위원 역시 "연말 공공 물량 집행의 가시화와 민간 투자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봤다.

세금으로 버티는 시간의 가격

문제는 이 안전판의 가격이다. 펀드의 손실 리스크는 결국 재정과 금융으로 넘어오고, 김화랑 건산연 부연구위원도 "투자 개발형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업별 리스크 관리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건설은 지방 고용의 큰 축이라 취업자 28개월 감소는 지역 소비를 당장 갉아먹는다. 세금이 시장을 대신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민간이 다시 뛸 조건, 금리와 공사비부터 풀어야 한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월간 건설시장동향 2026년 10월호' 보도, 2026-10-14), 연합뉴스(대외경제장관회의·해외건설 신전략펀드 발표, 2026-10-12), 신아일보(해외건설협회·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1~9월 수주 집계, 2026-10-14).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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