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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의 반도체, 왜 8일 연속 무너지나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17. AM 9:07:47· 수정 2026. 10. 17. AM 10:11:53

한국 경제는 두 장의 손익계산서를 들고 다닌다. 하나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반도체 수출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반도체에서 빠져나가는 증시 자금이다. 9월 수출은 월간 기준 처음으로 1,200억 달러를 넘었고 그 절반가량을 반도체가 홀로 벌었다. 정작 증시에서 반도체 주가는 8일 연속 하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하락 행진을 썼다(중앙일보 10월 16일자). 실물은 켜져 있는데 시장만 꺼져 있다.

603억 달러, 절반을 혼자 벌었다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 달러로 사상 처음 600억 달러 선을 넘었다. 전년 같은 달보다 262.8% 오른 수치다(연합뉴스·머니투데이 10월 1일자). 정보통신(ICT) 수출 751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 비중은 80.3%에 이른다(이데일리). 경향신문이 '전체 수출 절반이 반도체'라고 요약한 집중도는 수사가 아니라 산수다.

지표9월 수치비고
총수출1,209억 달러월간 사상 최대
반도체 수출603억 달러사상 첫 600억 달러 돌파, 262.8% 증가
ICT 수출 중 반도체 비중80.3%ICT 수출 751억 달러
총수출 중 반도체 비중절반 안팎603억 달러 ÷ 1,209억 달러

사상 최대 실적에 678조 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에서 이미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연합뉴스 10월 8일자), 증권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을 190조 원 안팎으로 본다(Chosunbiz 10월 1일자).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두 종목은 한 주 새 17%, 24%씩 떨어졌고(한국경제·블루밍비트), 10월 누적 하락폭은 21.8%, 28.9%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30만 원선이 무너졌고(주간조선), 이달 시장에서 시가총액 678조 원이 증발했다(이투데이). 외국인은 두 종목에서만 8.8조 원을 던졌다.

지표수치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주가(주간)-17% / -24%
10월 누적 하락폭-21.8% / -28.9%
이달 증발한 시가총액678조 원
외국인의 두 종목 순매도8.8조 원

방아쇠는 가격과 빚이었다

급락을 끌어당긴 공포는 두 개다. 하나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차세대 4F² D램 기술 공개다. 메모리 가격을 지탱해 온 기술 격차에 금이 갔다는 해석이 시장을 덮쳤고(한국경제·녹색경제신문), D램 현물가격이 흔들렸다(머니투데이). 중국의 9월 반도체 수출은 136% 폭증했고(뉴스핌), 엔비디아의 중국 AI 칩 점유율은 34%로 내려온 반면 화웨이가 28%까지 따라붙었다(테크월드). 다른 하나는 빚이다. AI 투자가 차입으로 쌓였다는 경고가 월가에서 힘을 얻자 나스닥이 2.2% 빠지며 반도체주도 함께 매도됐다(매일경제 10월 16일자).

반론: 수급이 만든 과도한 조정이다

급락을 일시적이라고 보는 쪽의 근거도 분명하다. KB증권은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 중이며 급락은 수급이 만든 과도한 조정이라고 봤고(연합뉴스 10월 15일자), 코스피 예상주가수익비율(PER) 8배는 금융위기 수준의 저평가라는 분석도 있다(증권일보). 애플 최고경영자가 메모리 공급난을 '절대적 위기'로 부를 만큼 수요는 남아 있다(Investing.com 10월 16일자). 기술 추격이 곧바로 점유율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반박 역시 성립한다.

절반이 오르내리는 나라

진짜 문제는 주가가 아니라 구조다. 수출의 절반이 한 품목에 묶인 경제에서는 그 품목의 가격 등락이 환율과 세수, 연금 수익률까지 국가 단위 리스크가 된다. 반도체 호황의 고용 낙수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연합인포맥스 10월 11일자). 정부가 얹어줄 안전판은 없다. 쏠림이 줄었는지 여부는 정부 발표가 아니라 반도체 밖 품목의 수출 실적으로만 증명되고, 그 판단은 시장이 계속할 문제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9월 수출동향·3분기 실적), 머니투데이·이데일리·Chosunbiz, 한국경제·블루밍비트·이투데이·주간조선·증권일보, 경향신문·중앙일보, 뉴스핌·테크월드·Investing.com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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