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예산은 미래 안전판인가 포퓰리즘인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약 820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미래 안전판'과 '포퓰리즘적 팽창 재정'이라는 정반대 평가를 내놨다.
이 토론회는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2026년 11월 2일 개최한 것으로, 여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이 자리에서 예산안 심사 기조를 놓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불평등·양극화 완화가 내년도 재정 편성의 기조"라며 확장 재정에도 불구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올해와 내년 세수가 많이 들어오니 왕창 쓸 수도 있고 빚을 다 갈 수도 있다"면서도 "경기가 다운되고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위한 안전판을 만들어 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미래대응기금이 그 안전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일시적 세수 호황에 기댄 무분별한 지출 확대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며 "백지수표식 예산과 기금 사업을 포함해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심각하게 형해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성과평가에서 감액이나 개선을 요구받은 사업이 국정과제라는 이유로 예산이 수 배씩 늘었다며 '국정과제 만능주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야는 약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의 성격을 두고도 갈등을 빚었다. 정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평가 기관으로부터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미래대응기금은 미래 세대를 위한 저수지가 아니라 재정통제를 우회하는 수단"이라며 "국회 의결 없이 기금을 자의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현재 30%에서 대폭 축소하는 제도적 통제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맞섰다.
기금 여유자금 약 104조4000억원의 활용 방안을 놓고도 여야 간 입장 차가 컸다. 정태호 의원은 지방교부세 관련 전환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유 의원은 "상당 부분 국채 상환으로 전환하도록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토론회에서 확인한 입장 차를 그대로 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격 심사에 들어간다. 기금 운용 범위와 여유자금 전환 방안이 심사 과정의 쟁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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