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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동특례 넣고 뺀 특구법안 두 개 발의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10. 22. AM 12:09:14· 수정 2026. 10. 22. AM 12:20:16

노동 특례를 뺀 안과 포함한 안을 동시에 발의한 민주당의 '양다리 전략'이 당내에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특구 지원을 위한 초광역특구법안과 관련해 고소득·연구직 노동자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조항을 넣은 버전과 뺀 버전을 나란히 국회에 제출했다. 연내 통과를 못 박은 상황에서 쟁점 조항을 놓고 내부 이탈마저 감수하겠다는 구도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간보기 너무 빠르다"는 자체 비판이 나왔다.

왜 초광역특구법이 쟁점이 됐나

초광역특구법, 흔히 메가특구법이라 불리는 이 입법은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여러 지자체에 걸친 대규모 산업 단지를 만들 때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정기국회 핵심 입법 과제로 꼽힐 만큼 산업계와 지역 경계의 요구가 강력했다. 그러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노동 특례 조항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고소득 전문직과 연구직 노동자에게 주 52시간 상한을 예외 적용하자는 내용이 노동계와 일부 당내에서 강한 저항에 직면한 것이다.

쟁점의 본질은 단순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연구 인력의 장시간 근로 허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반면 노동 쪽에서는 고소득이라는 이유로 기본 노동권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 원칙과 충돌한다고 반박한다. 갈등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당이 선택한 방법이 두 개 법안의 동시 발의,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었다.

법안 핵심 내용과 적용 대상

노동 특례 포함 안은 연구개발직과 고소득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로기준법상 주 52시간 근로 상한을 특구 안에서 예외로 둔다. 제외 안은 이 조항만 빼고 초광역특구 지정 절차와 규제 특례, 지원 체계 등 나머지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다. 두 안을 함께 심사함으로써 노동 특례를 놓고 표 대결을 하더라도 특구 제도 자체의 입법은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노동 특례를 제외한 버전의 발의와 관련해 권리 보호 관점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제도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노동자 기본권을 희생시키는 방식에는 반대하는 줄기가 당 안에 실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내부 시각차는 여야 간 대립보다 오히려 민주당 내부 균열로 번질 가능성을 키운다.

당내 비판과 여야·시민사회의 갈등 구도

"간보기 너무 빠르다"는 지적은 두 안 동시 발의가 리더십의 확실한 판단 결여로 보인다는 비판이다. 노동 특례 찬성과 반대 어느 쪽에도 서지 않은 채 표결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는 유권자와 노동계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서조차 이런 자체 질타가 나왔다는 점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이탈표 관리가 만만치 않음을 의미한다.

야권과 노동계는 고소득·연구직 예외가 노동 보호의 사실상 후퇴라고 본다. 특히 노동 특례 조항이 일단 문을 열면 대상 직군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논리다. 반면 산업계와 지역 경제 단체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서 인력 운용의 유연성 없이는 투자 경쟁력을 지킬 수 없다고 맞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장시간 근로 허용이 실제 연구 생산성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 일정과 향후 전망

민주당은 연내 통과를 공식 목표로 제시했다. 두 안에 대한 투트랙 심사가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되면 노동 특례 조항을 둘러싼 표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 시각차가 뚜렷한 데다 당내 이견까지 겹쳐 최종 입법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노동 특례를 뺀 축소안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당내 반발과 노동계 저항을 고려하면 특구 제도 도입 자체의 성과를 확보하면서 쟁점 조항은 후속 입법으로 넘기는 것이 현실적 합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 산업계의 반발과 함께 노동 특례 재추진 논란이 내년 국회에서 반복될 공산이 크다. 양다리 발의가 단기간에는 표 결집의 도구가 될 수 있어도, 핵심 쟁점을 회피한 대가는 결국 입법 지연과 정치적 신뢰 하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사태가 던지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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