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특검 전역 30곳서 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전국 30개 시군구 선관위서 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전국 30개 시군구 선관위에서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태한 선관위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이는 앞서 알려진 5곳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검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포렌식 수사관을 상주시켜 확보한 선거 관리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였다. 개표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시간대별 투표자 수 입력이 실제 투표 상황과 다르게 관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간대별 투표자 수는 투표용지를 몇 장씩 배부·회수했는지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자료로, 부정 투표나 관리 부실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 대장이다.
입력 방식이 아니라 '만들어진 숫자'
특검 조사 결과 허위 입력의 방식도 일정한 패트턴을 보였다. 특검 측은 일부 선관위가 투표자 수를 허위로 수정했거나, 실제 투표 흐름과 무관하게 일정한 증가치의 값을 반복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즉 우연한 착오나 단순 미입력이 아니라 실제 투표자 동향과 관계없이 숫자가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사 대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검은 이날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규모가 당초 5곳에서 30곳으로 늘어난 만큼, 책임 소재가 시·군·구 담당자 개인 차원을 넘어 상급 선관위의 관리·감독 체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검은 "투표자 수 허위 입력은 선거 제도 불신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신뢰에 남는 상처
이번 확인이 무거운 이유는 범위보다 성격에 있다. 투표용지 부족은 물량 산정 착오라는 행정 실패로 설명될 수 있지만, 투표자 수 허위 입력은 선거 기록 자체를 왜곡하는 행위다. 선거에 대한 신뢰는 종이 울리는 순간이 아니라 기록이 정확하다는 확신에서 나온다. 기록을 지키어야 할 기관이 기록을 지운다면 남는 것은 의심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여야의 입법 공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야당은 그동안 선관위 조직 개편과 외부 감사 강화를 담은 법안을 꾸준히 추진해 왔는데, 30곳이라는 수치는 이런 입법 논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반면 선관위 측은 개별 직원의 잘못과 조직 전체의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수사 결과에 따라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압수물 분석 뒤 소환 수사로
향후 수사 일정도 예측 가능한 흐름을 따른다. 특검은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마친 뒤 허위 입력이 이뤄진 경위와 지시·승인 여부를 따져 관련자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입력 권한을 가진 인원의 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누가 어떤 값을 넣었는지는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질 전망이며, 쟁점은 이것이 개인의 편법이었는지 조직적 관행이었는지로 모일 것이다.
공소시효나 재선거 요건 같은 법적 파급은 책임자 기소 여부와 허위 입력이 개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 이후에나 판단될 사안이다. 다만 중앙선관위 상주 포렌식이라는 수사 방식이 시사하듯, 특검은 이미 시스템 내부의 원본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라는 점에서 수사 속도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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