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7% 이재명 대통령이 강경파를 질탔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권 강경파를 향해 "능력도 안 되면서 큰자리를 요구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9일 이 대통령이 밝힌 "개혁은 꼭 해야 하는 암 수술 같은 것"이라는 발언과 맞물리면서, 이번 지적은 단순한 당내 규율 확인을 넘어 개혁 성과를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으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읽힌다.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권에 머문 상황에서 당내 목소리를 재정렬하려는 계산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37% 지지율, 그리고 강경파 겨냥
한국갤럽 조사(10월 6~8일)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7%로 3주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취임 후 최저치권이다.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51%로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과반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35%로 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갤럽 조사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 7개 정책 분야 평가에서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가 61%로 최고치를 찍으면서, 여권 내부적으로는 "민생 성과 없이는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강경파를 향해 공개적으로 날을 세운 것은 이러한 수치적 하방 압력과 무관하지 않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정치 일정 소모가 아닌 당내 기득권 세력의 자리 요구와 개혁 저항에서 찾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개혁은 암 수술과 같다"고 규정하며, 개혁 반대 세력을 환부로 지목하는 프레임을 세웠다.
정청래-당지도부 갈등이라는 배경
이번 발언은 여권 내부 갈등 구도와 맞닿아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을 핵심 코어 지지층 이탈로 진단하고, 자신이 대표가 되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60% 이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반면 김민석 전 대표는 같은 경쟁 구도에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중도층 이탈과 당내 갈등으로 봤다. 두 진단이 공존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직접 "능력 안 되는 세력의 큰자리 요구"를 문제 삼은 것은, 개혁 국면에서 당권의 힘을 빌리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루센트블록 사태를 직접 언급해 업계 기대감을 키우는가 하면, CPTPP 가입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지시하는 등 경제·통상 현안에 직접 개입하는 폭을 넓히고 있다. 농지 전수조사 추진 논란과 같은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책 채널을 통한 성과 축적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친명계로 분류되는 인물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당이 아닌 대통령실 중심의 국정 운영 강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야당의 공세와 정치적 파장
국민의힘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대표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 사태를 "이재명 정부를 거부한 것"이라며 외교·정보·안보 전반의 이상신호라고 주장했다. 여야가 각각 여권 내홍과 외교 리스크를 공방의 무기로 삼는 국면이다. 정점식 등 야권 인사들은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까지 소급하며 공세의 폭을 넓히고 있다.
정치적으로 주목되는 지점은 이 대통령의 비판이 여권 강경파만이 아니라 차기 주자 경쟁 구도 전체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점이다. 2026년 6월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15.7%를 기록한 김민석을 비롯해 추미애 경기도지사, 정청래 대표 등의 존재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삐끗하면 30%대 붕괴"라는 진단까지 도는 지지율 구간에 있다는 점은 권력 재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개혁 성과가 곧 방패다
전망하건대 이 대통령의 강경파 견제는 일회성 발언에 그치지 않고 인사와 정책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이후 검찰 개혁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과 같은 인사 카드도 개혁 연장선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리더십 연구가 디 호크(Hock)의 말처럼 지휘가 아닌 섬김을 이해하지 못하는 권력은 폭정에 가까워진다. 이 대통령이 강경파의 "큰자리 요구"를 문제 삼은 것도 결국 개혁 주도권을 대통령실로 회수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다만 리스크도 명확하다.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 61%가 보여주듯 민생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당내 적을 만드는 공개 비판은 오히려 이탈 표면화를 부를 수 있다. 지지율 37%라는 숫자는 이 대통령이 개혁 서사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4분기 경제 지표와 부동산 안정화 흐름이 다음 국면의 승부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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