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자 수 허위입력 선관위 36곳으로 늘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사를 맡은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총 36곳으로 특정했다. 이 중 6곳은 압수수색 이후 추가 확인된 곳이다.
허위입력 6곳 추가 확인…총 36곳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은 22일 압수수색 이후 추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허위입력 시군구 선관위 6곳을 더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추가된 곳은 충북 충주시, 충남 논산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북 상주시, 강원 강릉시 등이다. 여기에 앞서 확인된 30곳을 더해 허위입력이 확인된 선관위는 전국 36곳으로 늘었다.
이번 수사는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비롯됐다. 당시 다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선관위 직원이 실제 투표자 수와 다른 숫자를 시스템에 입력한 정황이 드러나며 수사가 확대됐다. 투표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입력하면 남은 투표용지 규모가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나타나 보충 발주 등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 수사의 핵심 논리다.
수사 범위가 넓어지는 이유
36곳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집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국 243개 시군구 가운데 상당 비중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허위입력이 특정 지역의 우발적 실수가 아니라 업무 관행 수준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늘리고 있어, 조사가 진행될수록 숫자가 더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허위입력의 성격을 어디까지 '고의'로 볼 것인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실무자가 마감 시간에 쫓겨 추정치를 입력한 것인지, 투표용지 부족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적 조작인지에 따라 혐의 적용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수사 초반부터 숨진 채 발견된 선관위 직원이 나오는 등 사건의 무게도 커진 상태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특검 조사를 받았던 중앙선관위 40대 직원이 21일 화성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선관위 개혁 입법에 미칠 영향
이번 수사 결과는 선관위에 대한 국정감사와 개혁 입법 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투표 사무를 맡은 기관의 데이터 신뢰성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선관위 조직 개편과 투표 관리 시스템 투명화 요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특히 허위입력이 시스템상 어떤 단계에서, 누구의 결재로 이뤄졌는지가 밝혀지면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 공방도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투표용지 발주와 보충 판단이 실제 투표자 데이터에 기반한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작업 입력에 의존하는 현행 구조에서는 유사 사고가 재발할 여지가 남는다는 지적이 그간 선거 행정 전문가들에게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향후 일정과 전망
특검팀은 남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허위입력이 확인된 36곳의 실무 담당자와 관리 책임자에 대한 조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 기재부식 봉투 발주 경위와 투표용지 수량 산정 과정 전반이 수사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선관위로서는 수사 국면과 조직 책임 문제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위입력의 책임을 개인 실수로 축소하면 조직 관리 실패를, 조직적 결정으로 인정하면 기관 신뢰 자체를 잃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36곳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는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은 위대한 자를 드러낸다는 말을 빌리자면, 이번 수사는 조작의 실체를 하나씩 드러내며 선거 행정의 후속 청산 과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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