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기술

헬륨은 비켜가고 희토류는 정통으로 맞았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7/24/2026, 3:01:56 PM· Updated 7/24/2026, 5:19:40 PM

중국이 지난 10일 반도체 냉각용 헬륨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같은 시기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도 계속되고 있다. 두 조치는 같은 손에서 나왔지만 한국에 닿는 순간 결과가 갈렸다. 헬륨은 한국 반도체 업계를 거의 비켜갔고, 희토류는 국가 전략산업의 목줄을 정통으로 잡았다. 차이를 만든 건 정치가 아니라 시장이었다.

헬륨 쇼크, 한국만 조용했던 이유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7월 10일 헬륨에 대한 임시 수출금지 조치를 발표 즉시 시행했다. 헬륨은 극저온 냉각이 필요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 소재다. 그런데 한국의 헬륨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카타르산이 64.7%로 가장 많고 미국 27.1%, 러시아 6.2% 순이다. 중국이 문을 닫아도 한국 반도체 라인은 멈추지 않는다.

희토류, 왜 피할 수 없었나

희토류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의 희토류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은 79.8%에 달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 분리·정제 공정의 90% 이상을 처리한다. 채굴만 놓고 보면 대안이 있어 보이지만, 정제 단계에서 중국을 우회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 등 반도체·전기차·방산에 쓰이는 7개 품목이 통제 대상이다.

구분중국산 수입 비중대체 공급선
헬륨1.7%카타르 64.7%, 미국 27.1%, 러시아 6.2%
희토류79.8%사실상 부재(정제 90% 이상 중국)

시장이 먼저 답을 냈다

헬륨 시장에는 정부 개입 이전에 이미 카타르·미국이라는 대체 공급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산업용 가스 업체들이 가격과 리스크를 따져 스스로 공급처를 분산해 둔 결과다. 희토류는 달랐다. 채굴은 여러 나라에서 가능해도 정제 설비 투자는 수익성이 낮고 환경 규제 부담이 커 민간이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중국은 수십 년간 정제 단가를 낮게 유지하며 경쟁자의 진입 자체를 막아왔다.

정부 개입이 정당화되는 지점

시장이 알아서 분산한 헬륨과 달리 희토류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물자로 굳어졌다. 정부가 비축 물량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브라질·베트남 등 중희토류 개발에 민관 합동으로 나서는 건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정당한 역할이다. 다만 이 개입이 특정 기업 보조금 뿌리기로 흐르지 않고, 정제 기술 확보와 민간 투자 유인이라는 본래 목적에 묶여 있는지는 계속 감시할 문제다.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헬륨은 시장이 위기 이전에 이미 답을 준비해 뒀고, 희토류는 정부가 위기 이후에야 뒤늦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 통제 대상이 무엇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어느 소재든 사전에 공급선을 분산해 둔 산업은 충격을 비켜가고 그러지 못한 산업은 정통으로 맞는다는 원칙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 파이낸셜뉴스, 서울신문, 경향신문, 얼리어답터뉴스 등 공개 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