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9 회복 문턱…그러나 유소년 4분의 1은 이미 사라졌다
한국의 출산율은 지금 두 개의 숫자 사이에 있다. 하나는 7년 만의 0.9명대 회복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유소년 인구 10년 새 24.9% 감소라는 이미 확정된 과거다. 국가데이터처가 내놓는 월별 지표는 분명히 오르고 있다. 물음은 이것이다. 이 반등은 인구 구조를 되돌릴 만한가, 아니면 늦게 도착한 아이들의 임시 분류인가.
반등을 이끈 건 30대 후반의 늦은 출산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95명, 4월 0.93명, 5월 0.85명이다. 통상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아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감안하면 연간 0.9명대, 즉 2019년(0.92명) 이후 7년 만의 기록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추정이다. 출생아 수는 2024년 7월부터 23개월 연속 늘었고, 올해 1~5월 누적 12만2,694명은 전년보다 15.2% 증가해 증가율로는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반등의 주역은 30대 후반이다. 2025년 35~39세 여성 출산율은 여성 1천 명당 52.1명으로 역대 최고였고,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8세에 달했다. 25~29세 출산율(21.2명)도 2007년 이후 처음 늘었지만 절대 수준은 30대의 절반 이하다.
| 연도 | 합계출산율 |
|---|---|
| 2023 | 0.72명 (역대 최저) |
| 2024 | 0.75명 |
| 2025 | 0.80명 |
| 2026년 1분기 | 0.95명 |
첫째아 62.4%…둘째를 줄인 채 완성된 반등
2025년 출생아 25만4,300명 가운데 첫째아 비중은 62.4%다. 2015년(52.3%)보다 10%포인트 가량 커졌고, 둘째(31.2%)와 셋째 이상(6.4%)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국가데이터처 박현정 인구동향과장은 결혼 후 2년 이내 첫째를 낳은 비중이 53.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늦은 결혼가 첫 아이로 좁아지면서 나온 숫자라는 뜻이다.
쌍둥이 등 다태아 비중도 6.1%로 처음 6%대에 올랐고 다태아 엄마의 평균 나이는 35.4세다. 출산 시술 확대의 흔적인데, 인구를 대체 수준(2.1명)으로 끌어올리는 동력과는 다르다. 실제 2024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OECD 38개 회원국에서 유일하게 1.0명 미만인 꼴찌였고, 평균(1.40명)의 절반 수준이다.
10년 새 유소년 25% 감소, 고령층 62% 증가
등록센서스로 확인되는 인구 구조는 반등과 반대 방향으로 굳어 있다. 2025년 0~14세는 522만4,936명으로 10년 전보다 24.9% 줄었고, 65세 이상은 1,072만2,557명으로 62.0% 늘었다. 85세 이상은 52만5,723명에서 114만8,525명으로 두 배가 넘게 불었다. 총인구에서 유소년 비중은 10.1%, 고령층은 20.7%다.
국회예산정책처가 5월 낸 인구동향 보고서에서도 올해 4월 주민등록인구 기준 고령 비율은 21.7%로 1년 만에 1.3%포인트 올랐다. 유소년 비율은 같은 기간 10.5%에서 10.1%로 내렸다. 출생아가 늘어도 줄어드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계산이다.
| 연령 | 2025년 인구 | 10년간 변화 |
|---|---|---|
| 0~14세 | 522만4,936명 | -24.9% |
| 65세 이상 | 1,072만2,557명 | +62.0% |
| 85세 이상 | 114만8,525명 | 두 배 이상 |
반론 — 일시 청구가 아니라 전환일 수 있다
이번 반등을 임시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근거가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요인으로 30대 여성 인구 자체의 증가, 혼인 증가, 혼인·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함께 제시한다. 상반기 출생아 14만6천 명은 7년 만 최대 규모였고, 연간 출생아가 20만 명대 후반이나 30만 명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식 변화가 남는다면 혼인 회복 효과가 끝난 뒤에도 출산율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결혼이 몰리는 효과라는 반대 분석도 공존한다.
성과표가 아니라 배분의 문제로
OECD는 7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저출생·고령화에 맞서려면 중기적으로 재정 건전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출산율 반등을 재정 지출 확대의 성과표로 쓰기엔 순서가 어긋난다. 반등의 주체는 정책이 아니라 늦게라도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은 30대 개인이기 때문이다. 0.9명대가 실제로 오더라도 20.7%를 넘은 고령 비중과 10.1%로 줄어든 유소년 비중은 그대로 남는다. 당장의 과제는 아이를 더 부르는 일만큼, 줄어드는 학교와 늘어나는 연금·의료 수요 사이에서 배분을 다시 짜는 일이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2025년 출생통계 보도,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등록센서스, 국회예산정책처 인구동향 보고서, OECD 한국경제보고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