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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싼데 왜 미국인가—SK하이닉스 계산식을 바꾼 25% 관세

류근웅류근웅 기자· 9/28/2026, 11:09:16 AM· Updated 9/28/2026, 11:10:14 AM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공장 입지는 원가가 정했다. 기술자와 협력사가 뭉친 클러스터, 그러니까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그 상식이 지난 열흘 흔들린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오하이오 캠퍼스에서 메모리를 만드는 안을 검토한다는 로이터 보도(9월 16일) 이후 업계의 질문은 하나로 좁혀졌다. 한국이 싼데 왜 미국인가.

오하이오에 놓인 두 개의 카드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그린 그림은 둘 중 하나다. 인텔이 오하이오에 짓는 팹 일부를 임대해 웨이퍼를 생산하거나, 인텔과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사를 꾸린다. 어느 쪽이든 한국 기업이 미국 땅에서 메모리 전단공정을 맡는 첫 사례가 된다. SK하이닉스는 "확정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건 확정 여부가 아니라, 검토하게 만든 힘이 시장이 아니라 워싱턴의 정책이라는 점이다.

원가 계산을 지운 1월의 서명

미국 생산은 비싸다. 건설비와 인건비 탓에 미국 팹의 가동 원가는 한국보다 상당히 높다는 게 협상을 아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월 백악서 선포문이 이 계산식을 지웠다. 특정 첨단 반도체에 25%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물리되, 미국 내 투자 기업에 유리한 '관세 상쇄 프로그램(tariff offset program)'을 붙인 것(코리아헤럴드 보도, 화이트&케이스 분석).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에 최대 4억5800만 달러의 CHIPS 지원이 붙은 것도 같은 방향이다. 입지를 정하던 원가 대신 관세와 보조금이 새 변수로 들어섰다.

미국으로 당기는 힘한국에 남는 이유
25% 232조 관세 + 관세 상쇄 프로그램건설비·인건비 원가 우위
최대 4억5800만 달러 CHIPS 지원기술자·협력사 클러스터
클라우드사의 5~7년 물량 보장 논의올해 8월 승인한 54.3조 원 증설

52주 납기가 부른 '수요 보장'

고용량 서버 DDR5 납기는 최장 52주까지 늘었다. 정상 시장에선 6주다(KB증권 김동원 연구위원). 공급이 이만큼 빠듯하면 클라우드 기업은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협상 카드로 꺼낸다. 주요 고객이 5~7년 치 물량을 보증하면 수조 원 투자의 회수 위험이 줄어든다. 현지 관계자의 표현을 빌리면, 이제 묻는 질문은 웨이퍼 하나가 더 비싼지가 아니라 '미국 프리미엄을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다.

54.3조 원, 한국은 여전히 주력 기지

이 흐름을 '한국 이탈'로 읽는 건 성급하다. SK하이닉스는 8월 이사회에서 용인 D램 2단 팹 35.2조 원, 청주 낸드 팹 19.1조 원 등 54.3조 원 증설을 승인했다. 대신증권 조재언 연구위원은 "핵심 증설은 여전히 한국에서 벌어진다"며 "한국 메모리 생태계를 하룻밤에 재현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인텔 사정도 겹친다. 2022년 착공한 오하이오 팹의 첫 가동은 2030~2031년으로 밀렸고, 인텔의 2026년 투자 계획은 200억 달러를 넘는다. 메모리 기업이 그 공간을 채우면 인텔의 가동률과 투자 회수 전망이 함께 나아진다.

구분내용
인디애나 공장약 40억 달러, 2029년 하반기부터 '미국산 HBM' 후공정 생산
오하이오 팹2022년 착공, 첫 가동 2030~2031년 예상
용인 D램 2단 팹35.2조 원, 8월 승인
청주 낸드 팹19.1조 원, 8월 승인

관세가 다시 그리는 지도

숨은 쟁점은 기술주권이다. 국가전략기술의 해외 이전은 국내법상 정부 검토를 거칠 수 있다는 게 로이터 보도의 지적이다. 낸드 자회사 솔리뎀은 생산이 중국 다롄에 몰려 있어 별도의 미국 공장과 미국 상장까지 검토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기업이 위험을 분산하는 건 합리적이고 막을 이유도 없다. 문제는 그 계산의 변수를 관세와 보조금이 공급하는 구조다. 입지 경쟁이 원가 경쟁에서 정치 경쟁으로 바뀌면, 그 비용은 칩 값을 치르는 소비자와 동맹 무역질서로 전가된다. 서울이 챙길 것은 보조금 맞불이 아니라 수출 통제와 기술 보호 법제의 예측 가능성이다.


분석 근거: 코리아헤럴드(KH Explains 및 삼성전자 실적 전망 기사, 2026-09-27), 로이터(2026-09-16 exclusive), 테크크런치(2026-09-16), 화이트&케이스 232조 관세 분석(2026-01).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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