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유럽에만 희토류 문을 연다, 한국의 11월 10일
미·중 무역 휴전이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되면서 희토류 시장은 안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9월 28일 중국 상무부의 연장 발표에는 정작 희토류 조치가 명시되지 않았고, 작년 10월 발표됐다 유예된 2차 수출통제의 법적 시한 11월 10일은 그대로다. 같은 주에 중국은 유럽 연합 기업에겐 허가를 빨리 내주기로 했다. 카드가 사라진 게 아니라 겨냥이 정교해진 것이다.
유예됐던 조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문제의 2차 통제는 에르븀·홀뮴·유로퓸 등 5종에 정제 기술과 생산 장비까지 규제 대상에 넣었다. 중국산 원료가 제품 값의 0.1%만 섞여도 해외 제조 제품의 제3국 거래를 심사하는 역외 조항도 담았다. 이 조치는 베이징 회담 뒤 11월 10일까지 시행이 유예됐고, 합의 문서 어디에도 허가제 폐지나 심사 투명화 약속은 없다(산업일보). 앞서 2025년 4월의 1차 통제(디스프로슘·테르븀 등 7종)는 지금도 유효하고, 해당 품목 수출은 규제 전 수준의 절반쯤이다(FXStreet).
유럽에만 열리는 문
중국과 EU는 10월 13일 희토류 허가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중국은 유럽 기업의 허가를 신속 처리하고, EU는 이중용도 품목 승인에 보답한다(Export Compliance Daily). 중국 측은 미국과의 휴전과 무관하게 유럽 허가는 계속 승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허가를 풀어주는 대가로 상대의 양보를 받아내는, 자원을 화폐처럼 쓰는 외교다. 한국은 아직 이 문의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69 대 90, 이미 기울어진 판
중국은 2025년 세계 희토류 광산 생산 39만t 가운데 27만t(69%)을 냈고, 분리·정제는 약 90%를 쥐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통제 체계가 역외 연간 6조5천억 달러 규모의 산업 생산을 흔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유럽의 에르븀 가격은 6월 초 이후 50% 올랐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비(非)중국 생산이 4.4배로 늘어도 2030년 세계 자석용 원료가 36% 부족하다고 본다.
| 구분 | 수치 |
|---|---|
| 채굴 점유율(2025년) | 세계 39만t 중 27만t = 69% |
| 분리·정제 점유율 | 약 90%(GlobalData) |
| 1차 통제 품목 수출 | 규제 이전 대비 약 50% 수준 |
| 역외 노출 추정(IEA) | 연 6조5천억 달러 |
한국의 지도는 움직였다, 자석은 아니었다
관세청 통계에선 한국의 조달 변화가 숫자로 드러난다. 미국산 희토류 산화물 수입은 올해 7개월 만에 작년 연간 총액을 넘었고, 중국산 비중은 내려앉았다.
| 희토류 산화물 수입 | 2025년 연간 | 2026년 1~7월 |
|---|---|---|
| 미국산 비중 | 9.7% | 21.2% |
| 미국산 금액 | 1,156만 달러 | 1,906만 달러 |
| 중국산 비중 | 49.0% | 47.5% |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리엘리먼트와 2억 달러를 공동 투자해 2028년 목표의 연 6천t 규모 미국 공장을, 고려아연은 2027년 가동 목표의 연 100t 공장을 추진한다. 그러나 전기차와 풍력에 들어가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수입의 88%는 여전히 중국산이다(한국무역협회). 산화물을 바꾸는 일과 자석을 바꾸는 일은 다른 싸움이다.
반론 — 이 카드는 중국 손도 벤다
공격적 통제가 비중국 투자를 불러와 카드 가치를 스스로 깎는다는 반론은 설득력이 있다. 중국이 휴전 연장을 택한 것도 카드를 아껴 쓰는 계산으로 읽힌다. 유럽에만 문을 연 것은 수요국을 하나로 묶어 반(反)중국 블록으로 몰지 않겠다는 속셈이다. 문제는 그 완급조절 사이에서 흔들리는 나라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시한이 지난 뒤에도 남는 질문
한국은 중국의 자석과 미국의 반도체 규제 사이에서 양쪽으로 조여 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법인의 미국 VEU 지위는 지난해 말 철회돼 기존 공장 가동만 허용되고 증설·고도화는 막혔다(기후에너지경제). 정부가 2월 내놓은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의 비축 확대와 창고 증설은 응급처치에 가깝다. 11월 10일이 어떻게 지나가든 남는 질문은 하나다. 마지막 공정의 소유권을 누가 쥐느냐 — 기술주권은 관세율이 아니라 공정 능력에서 나온다.
분석 근거: FXStreet(2026.10.14), 산업일보(2026.9.7), 관세청 수입통계(Kustomsflow 보도, 2026.9.11), 기후에너지경제(2026.10.18), Export Compliance Daily(2026.10.13), 한국무역협회 보고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