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8% 쓰는 AI, 승인은 3분의 1을 놓쳤다
보안 데이터 기업 사이에라(Cyera)는 직원 약 1,500명 가운데 88%가 매주 클로드를 쓴다고 공개했다. 사내 IT·보안 문의를 처리하던 '애스크 클로드' 채널의 하루 응대 시간은 5~6시간에서 30분으로 줄었다고 한다. 숫자만 보면 전사 AI 전환의 모범 사례처럼 읽힌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하커뉴스에 올라온 별도 실험은 정반대 그림을 보여줬다. AI 에이전트가 실행하려는 명령을 사람이 승인하거나 막는 게임을 40만 번 넘게 돌려봤더니, 참가자들은 명백한 위협의 3분의 1을 그냥 통과시켰다. 에이전트를 회사 곳곳에 연결하는 일과, 그 에이전트가 하는 일을 사람이 실제로 검수하는 일은 전혀 다른 난이도라는 뜻이다.
5~6시간짜리 문의 대응이 30분으로 준 과정
Anthropic이 공개한 자사 고객사례에 따르면 사이에라는 원래 엔지니어링 조직에서만 쓰이던 클로드 코드를 비개발 부서까지 넓히려다 벽에 부딪혔다. 영업·마케팅 인력이 터미널 명령어를 무서워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대신 범용 에이전트 도구 '클로드 코워크'를 도입해 슬랙, 세일즈포스, 스노우플레이크 등 40개 시스템과 자체 개발 MCP 서버 7개를 연결했다. 그 결과 사내 질의응답 채널의 하루 트리아지 시간이 5~6시간에서 30분으로 줄었고, 법무팀은 인바운드 NDA를 사전 검토하는 플레이북 20개를 코워크 플러그인으로 갖췄다. 이 숫자는 전부 회사가 스스로 공개한 것이며 제3자가 검증한 수치는 아니다.
같은 시기 다른 회사들의 숫자
| 회사 | 붙인 업무 | 지표 | 변화 | 출처 |
|---|---|---|---|---|
| Cyera(보안 스타트업) | 사내 IT·보안 문의 대응(Ask Claude 채널) | 일일 트리아지 시간 | 5~6시간 → 약 30분 | Anthropic 고객사례 |
| 미국 미네소타주 통번역사무소(ETO) | 25개 주정부 기관 다국어 번역 1차 초안 | 외부 용역 대체로 인한 월간 비용 회피 | 월 12만~14만 달러 | OpenAI 고객사례 |
| Promega(생명과학) | 이메일 캠페인 초안 작성 | 6개월 누적 절감 시간 | 135시간 | OpenAI 고객사례 |
| Epilepsy Foundation | 상담 챗봇 'Sage' 응대 | 세션당 대화 횟수 | 1.2회 → 3회 | Anthropic 고객사례 |
네 사례 모두 벤더가 직접 고른 성공 사례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네소타 사무소는 소말리어 번역 정확도가 90%에서 94~95%로 오른 배경에 6인 언어학자 팀이 매주 오역을 고쳐 넣는 피드백 루프가 있었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초안은 AI가 쓰지만 최종 승인은 여전히 사람이다.
사람이 놓치는 위협, 게임 하나가 드러냈다
하커뉴스에 올라온 'AI 에이전트 권한 게임' 게시물은 40만 번의 승인·차단 결정을 모아 통계를 냈다. 사전에 경고문을 띄웠는데도 참가자들은 명백한 위협 신호의 3분의 1을 놓쳤고, npm run 같은 실행 명령 위의 이력 로그는 거의 읽지 않았다. 댓글란에서는 '사람에게 계속 승인을 구하고 그 사람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보안 모델 자체가 여러 번 실패해온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스레드에서는 SAP가 AI 도입 비용 급증을 이유로 출장과 채용을 대부분 동결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AI가 붙는 업무는 늘어나는데 그걸 운영하는 비용과 검수 인력은 별개로 계속 든다는 뜻이다. 사이에라 사례에서도 회사는 1,500명 전체에 데이터 접근을 열기 전 자체 플랫폼으로 누가 어느 스노우플레이크 테이블에 접근할 수 있는지부터 다시 매핑했다고 밝혔는데, 이 사전 작업 자체가 상당한 공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40개 시스템에 에이전트를 연결하려면
한국 기업 대부분은 사내 시스템이 사이에라처럼 API로 깔끔하게 열려 있지 않다. 그룹웨어, ERP, 레거시 사내망이 뒤섞여 있어 에이전트를 붙이기 전에 권한 체계부터 다시 짜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이에라가 강조한 'Cyera on Cyera'식 자가 진단, 즉 자사 데이터를 자사 도구로 먼저 감사하는 절차는 보안팀이 별도로 있는 기업이 아니면 건너뛰기 쉬운 단계다. 미네소타 사무소처럼 초안은 AI, 승인은 사람이라는 이중 구조를 만들려면 그 승인 담당자의 업무 부담과 채용 계획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어느 벤더 사례집에도 숫자로 나오지 않는다.
88%라는 주간 활성 사용률과 3분의 1이라는 오탐 누락률은 서로 다른 회사, 다른 상황에서 나온 숫자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전사 배포의 다음 단계가 보인다. 에이전트를 몇 명이 쓰는지보다, 그 에이전트가 실행하기 전 마지막 관문을 누가 얼마나 꼼꼼히 지키는지가 실제 리스크를 가른다.
분석 근거: Anthropic 고객사례(Cyera, Epilepsy Foundation), OpenAI 고객사례(미네소타주 통번역사무소, Promega), Hacker News 토론. 공개 자료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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