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종으로, 시민은 세종을 떠난다…특별법 전에 셈법부터
세종시는 지금 두 갈래 화살표 사이에 있다. 하나는 정부가 그린 이전 일정표다. 2029년 8월 대통령 세종집무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을 골자로 한다. 다른 하나는 주민등록 통계다. 2025년 6월 39만8천640명으로 정점을 찍은 세종 인구는 두 달 연속 줄었고, 순유출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2일 국회도서관에서 '행정수도 특별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토론회가 열렸지만, 숫자는 법보다 먼저 방향을 내놓고 있다.
인구 곡선이 먼저 꺾였다
KBS 보도에 따르면 세종 인구는 2012년 출범 후 해마다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하다 2025년 중반 고개를 돌렸다. 원인은 분명하다. 2030년까지 20만 가구 입주 계획 가운데 13만5천 가구가 끝났고, 남은 물량은 6만5천 가구다. 청년 인구는 2022년부터 감소세다. 중도일보는 2026년 7월 인구가 39만 선마저 무너졌다고 짚었다. 도시 목표는 80만 명인데, 절반을 채운 적이 없다.
| 지표 | 수치 | 시점·근거 |
|---|---|---|
| 인구 정점 | 39만 8,640명 | 2025년 6월 (KBS) |
| 이후 추이 | 두 달 연속 감소 | 2025년 하반기 (KBS) |
| 순유출률 | 전국 최고 | 2025년 9월 (KBS) |
| 입주 완료 | 13만 5천 가구 | 계획 20만 가구 중 (KBS) |
| 청년 인구 | 감소세 전환 | 2022년부터 (KBS) |
| 최근 인구 | 39만 선 붕괴 | 2026년 7월 (중도일보) |
정부 일정표는 반대로 빨라졌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9월 3일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발표에서 2027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파급효과가 큰 기관부터 세종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개를 대상으로 올해 4분기 이전 계획을 내고 2027년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22일 토론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제정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고,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유의동 국토위원장도 서면으로 뜻을 전했다.
| 연도 | 계획 |
|---|---|
| 2026년 4분기 |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개 이전 계획 발표 |
| 2027년 상반기 |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우선 이전 |
| 2029년 8월 |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
| 2033년 |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 |
| 별도 | 공공기관 109개 통·폐합 감축 |
109개 감축은 환영할 대목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것은 이전보다 감축이다. 정부는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와 소규모 기관 통합으로 역대 최대 109개 공공기관을 줄이겠다고 했다. '나눠먹기식 배분을 지양한다'는 총리의 발언은 작은 정부 방향과 맞닿는다. 걸림돌은 감축과 이전이 한 묶음으로 묶였다는 점이다. 청사 신축과 이주에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재원을 어디서 조달하는지 이번 발표는 담지 않았다.
관청이 도시를 자라게 하지는 않는다
세종의 상가 공실과 역외 소비 지표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중도일보는 보도했다. KTX 역도, 지하철도, 백화점도 없다. 보통교부세 산정 구조로 1조 원대 재정 차별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무원 이전은 행정 수요를 옮길 뿐, 민간 일자리와 교육·의료가 부족하면 청년은 대전과 수도권으로 나간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반론: 균형성장은 생존전략이다
정부와 여야의 논리도 분명하다. 한 총리는 "균형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 압력은 실재하며, 정 원내대표도 국가 균형발전의 틀에서 세종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중에 대한 처방이라는 관점은 무시할 수 없는 명분이다.
그렇다면 특별법 심사에서 먼저 확인할 것은 선언이 아니라 셈이다. 기관 350여 곳의 이전 비용, 청사 신축 재원, 80만 인구 목표의 달성 조건을 항목별로 공개하는 절차가 법 제정에 앞선다. 인구가 빠져나가는 도시에 행정만 들어가면 완성되는 것은 행정수도가 아니라 관청 단지일 수 있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촉구 토론회 보도), 머니투데이·뉴시스(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기능 개혁 발표), KBS 뉴스9 대전(세종 인구 통계), 중도일보(세종시 인구·인프라 현황).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