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가격 4.4% 하락과 450만 명 서한 사이
정부는 농지 전수조사를 농지 투기 단속이라 부르고, 농촌의 불안은 땅을 빼앗는 조사로 받아들인다. 그 사이 청와대가 꺼내 놓은 숫자는 어느 쪽에도 확신을 주지 못한다. 농지 가격은 올해 4.4% 떨어졌지만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다. 조사 대상 450만 명의 재산에 닿을 정책의 성패는 지금까지 나온 수치가 아니라 연내 만들어질 법의 문안에 달려 있다.
가격 하락은 사실, 원인 규명은 미완
문화일보가 24일 보도한 이영수 청와대 농림축산비서관의 해명은 정부가 시장 불안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농지 가격 하락 자체는 인정하되 그 시작점을 2021년 LH 투기 사건 이후 농지법 강화로 짚었다. 당시부터 연평균 9%씩 떨어지던 가격이 올해는 4.4% 하락에 그쳤고 거래량은 2.2%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조사 발표가 매수 심리를 얼려 가격 하락을 뒤늦게 불러올 수 있다는 반론까지 이 수치가 닫아주지는 않는다. 현시점에서 "시장이 무너졌다"도 "영향이 없다"도 증명된 것은 아니다.
450만 명에게 보내는 서한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 조사 대상 약 450만 명에게 서한을 보내고, 농업경영체 약 250만 명에겐 이미 송미령 장관의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전달했다(부산일보 24일 보도). 토지 관련 행정이 전수(全數)로 이 규모에 이른 것이 이 정책의 본질이다. 목적이 투기 적발이든 제도 개편이든 개인의 소유 정보가 일괄 수집돼 판단을 기다린다는 구조는 농지를 자산으로 지닌 모든 이에게 성립한다. 송 장관이 "농업인 소득을 높이기 위한 조사"라며 불안 해소에 나선 것은 정부 스스로 그 파장을 인정한 셈이다.
2월 지시에서 연내 입법까지
| 시점 | 내용 |
|---|---|
| 2026년 2월 |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 지시 |
| 2026년 5월 | 정부·지자체 기본 조사 착수 |
| 9월 21일 | 여당·정부 협의회에서 투기 농지 처분·관행적 위반 양성화 발표 |
| 10월(예정) | 조사 대상 약 450만 명에게 서한 발송 |
| 연내 | 농지 특별조치법 제정, 내년 농지 제도 개편 |
정책 시계는 빠르다. 5월 기본 조사에 이어 9월 21일 당정협의회가 투기가 명백한 농지의 처분과 관행적 위반의 양성화를 함께 발표했고, 송 장관은 연내 특별조치법 제정과 내년 제도 개편을 약속했다. 예외 설계도 나왔다. 이 비서관은 60세 이상 5년 이상 자경한 농민의 지인 간 임대차 허용, 상속 농지 1헥타르 미만의 위탁 가능을 밝혔다. 규칙이 쌓이는 속도보다 불안이 풀리는 속도가 느린 것이 현재 국면이다.
"투기 세력 공격" 프레임의 대가
이 대통령은 24일 X에서 농지투기 세력이 자신을 공격해 제재 무산을 노린다고 했다(프레시안 보도). 반발을 이해당사자의 오해가 아니라 조직적 선동으로 규정한 것이다. 임기 초 개혁 동력을 지키려는 계산은 읽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세력에 반발의 원인을 돌리는 언어는 어떤 정책 반대든 공격으로 치환하는 길을 열어놓는다. 법치 정부가 부담할 프레임은 아니다.
반론: 현상 유지가 농민 보호는 아니다
정부 논리에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투기 목적으로 방치된 농지의 처분 근거는 현행 농지법에 이미 있고, 이 대통령의 "지키지 않을 법이라면 폐지해야 마땅하다"는 지적은 법 집행을 묻는 정당한 질문이다. 이 비서관이 팔기 싫으면 안 팔아도 된다고 못 박았고 처분 대상도 투기 농지로 한정했다. 휴경지 규모조차 특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제도를 고치지 못한다면 그 비용은 결국 농사짓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특별조치법이 저울이다
| 항목 | 수치 | 청와대 설명 |
|---|---|---|
| 농지 가격 변동 | -4.4% | 하락은 사실, 전수조사가 원인이라는 주장은 부인 |
| 농지 거래량 | +2.2% |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 |
| 2021년 이후 가격 | 연평균 -9% | LH 사건 후 농지법 강화의 영향 |
특별조치법이 처벌 확대 쪽으로 기울면 450만 명의 소유권 불안은 장기화하고, 양성화 쪽으로 기울면 투기 단속이라는 명분은 약해진다. 두 방향 사이에서 국회가 저울을 어디에 두는지가 이 정책을 판정할 다음 데이터가 될 것이다.
분석 근거: 문화일보, 프레시안, 부산일보, 네이버뉴스 정치면(2026년 9월 24일자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