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입법 리포트: 공소취소권 담은 조작기소 특검법 다음 달 처리
조작기소 특검법의 최대 뇌관은 공소취소권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다음 달 법제사법위원회 처리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한동안 숨을 고르던 특검 입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조작기소 특검법을 다음 달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했다"며 "10월이 넘어가면 국정감사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다음 달이 적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간이 법안의 적기를 가른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특검에 기존 기소를 무효화할 수 있는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 여부를 두고 당내 이견이 벌어져 있어, 입법 속도와 내용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국조특위 마친 뒤 꺼낸 특검법, 수사 대상은 어디까지
민주당은 지난 4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한 뒤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의 전모가 드러났다"며 특검법을 발의했다. 수사 대상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됐던 사건들이 다수 포함됐다. 다시 말해 과거 검찰 수사의 적법성 자체를 다시 검증하겠다는 구도다. 여기에 공소취소권까지 더해지면 특검은 단순한 진상규명을 넘어 기존 재판의 물줄기를 바꾸는 실질적 힘을 갖게 된다. 공소취소는 검찰이 이미 제기한 공소를 철회해 재판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드는 제도로, 특검 손에 이 권한이 넘어가는지 여부에 따라 법안의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당내에서도 이 지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소취소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특검에 사법 판단을 사실상 뒤집는 권한을 주는 것은 제도적 균형에 맞지 않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은 더욱 노골적이다. 국민의힘은 25일 민주당이 이 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려는 데 강하게 반발하며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는 대신, 법안 통과를 위한 협상의 폭은 그만큼 좁아진다.
여당 지도부 청와대 만찬과 검찰개편 속도 조절
이 흐름 속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거리 재기도 눈에 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고, 검찰개편 논의 시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개혁 과제를 한꺼번에 밀어붙이기보다 우선순위를 조정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조작기소 특검법이 검찰 개편 논의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특검법 처리 일정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야권의 압박도 거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고 발언하며 권력형 행태를 직격했다. 전직 대통령과의 비유는 정치적으로 무거운 공격이다. 검찰을 향한 수사·개편의 칼날이 과거 권력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압축한 표현이다. 이 발언은 특검법과 검찰개편이 야당의 견제 논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회의 다른 자석들…촉법소년부터 이진숙 제명안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은 특검법 하나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중대 반복 범죄의 형량을 1~2살 하향하는 방향까지 거론했다. 형사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인 만큼 9월 국회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같은 날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으나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본회의 표결 국면에서 여야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민생 법안도 행보를 달리한다. 국민의힘은 26일 본회의에서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비쟁점 법안들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법안은 용산공원 일부 부지에 주택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으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 지난 20일 본회의 상정이 한 차례 유보된 바 있다. 노동 분야에서는 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야간노동자와 택배노동자 보호를 위해 야간 작업을 1일 최대 10시간, 연속 11시간 휴식을 보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검찰 개편이라는 정치적 쟁점과 노동·주거·형사정책 같은 민생 쟁점이 동시에 국회 일정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다.
당내 이탈 표결이 보여주는 계파 지형
이런 국면에서 여야 의원들의 표결 행태는 법안 통과 가능성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잣대가 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본회의에서 당론 이탈이 반복되고 있다. 7월 23일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 표결에서는 찬성 38표에 반대 7표가 나왔고, 곽규택·박수민·서일준·서지영·박수영·박대출·김희정 의원이 반대 측에 섰다. 6월 18일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 개정 대안에서는 김장겸·유상범·강선영·강민국·김도읍·박대출·윤한홍·성일종 등 10명이, 같은 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법 개정안에서는 강승규·유상범·김미애·신동욱·김은혜·박수영·김승수·이철규 등 8명이 당론과 다른 표를 던졌다.
주목할 패턴이 있다. 박대출 의원은 두 차례, 유상범과 박수영 의원도 두 차례씩 이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회적 사고가 아니라 일관된 노선 차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탈 규모는 전체 의석 대비 10% 안팎에 그치지만, 여야가 근소한 표차로 대치하는 법안에서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조작기소 특검법이나 촉법소년 법안처럼 정치적 무게가 큰 안건일수록, 당내 소수의 이탈이 처진 힘의 균형을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9월 국회, 무엇이 먼저인가
종합하면 9월 국회의 성패는 세 갈래 흐름에 달려 있다. 특검법의 공소취소권 조정 여부, 검찰개편 논의의 속도, 그리고 여야 협상이 가능한 비쟁점 법안의 물량이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짚은 대로 10월 이후에는 국정감사가 겹쳐 입법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그렇다면 9월은 사실상 남은 정기국회 전반부에서 가장 긴 입법의 창이 된다. 특검법이 공소취소권을 둘러싼 당내 조율을 거쳐 축소된 형태로라도 법사위를 통과할지, 아니면 검찰개편 속도 조절 국면과 맞물어 다시 셀프 유보될지가 첫 관문이 될 것이다. 여당이 대통령의 속도 조절 신호와 당내 조기 처리론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는지, 그 선택이 남은 국회 일정 전체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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