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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읽는 경제 6화 100만 로봇 창고와 데이터 경쟁

박세미박세미 기자· 2026. 8. 16. AM 7:22:38· 수정 2026. 8. 16. AM 7:28:59

전 세계 최대 쇼핑몰 아마존이 2025년 6월 300개 이상의 물류시설에서 100만번째 로봇을 배치하고, 이들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며 물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마존은 2012년 이동식 선반 로봇을 시작으로 다양한 로봇을 도입했으나, 수천 대의 로봇이 한정된 공간을 오가는 효율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물류센터 전체를 한 도시로 보고 로봇들의 움직임을 통합 관리하는 생성형 AI 기반 모델 '딥플리트(DeepFleet)'를 도입했다. 아마존은 딥플리트가 로봇 이동 효율을 10%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로봇 한 대가 10% 빨라진다는 뜻과 다르고, 같은 설비와 공간에서 충돌과 정체를 줄여 전체 처리량을 높이는 시스템 효과라는 게 본질이다. 창고 경쟁력이 로봇 하드웨어 성능에서 수많은 로봇을 동시에 움직이는 운영 알고리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10%는 아마존이 제시한 기대치다.

주문 전에 시작되는 배송 경쟁

AI 물류의 경제성은 주문 전 수요예측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AI가 지역·계절·행사·가격·구매 패턴을 분석해 팔릴 상품을 미리 고객 가까운 거점에 배치하기 때문에 재고 이동거리와 긴급 보충, 품절과 과잉재고를 줄일 수 있다. 아마존은 2025년 2분기 실적자료에서 AI 기반 수요예측의 지역 정확도가 20%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이 예측으로 인기 상품을 수요지역 인근에 두고 배송속도를 높였으며, 2026년에는 통합 재고 풀과 예측기능을 외부 기업 판매채널에 제공하는 공급망 서비스로 확대했다.

예측이 맞으면 비용이 줄고 틀리면 팔리지 않는 상품이 지역 창고에 쌓이면서 다른 지역에서 품절이 생긴다. 이런 가운데 물동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다양한 상품과 지역, 돌발상황을 경험해 예측 정확도가 높아진다. 정확도가 오르면 같은 시설에서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낮아진 비용과 빠른 배송이 다시 주문을 끌어와 데이터가 쌓이는 선순환이 작동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후발 기업에 새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로봇과 AI 소프트웨어는 살 수 있어도 충분한 주문과 운영데이터 없이는 모델을 고도화하기 어렵다. 대형 플랫폼 물류망을 이용하는 중소 판매자는 빠른 배송을 얻는 대신 수수료와 재고, 고객데이터를 플랫폼에 의존하게 된다.

국내 물류기업도 자동화와 AI를 결합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무인운반로봇이 상품을 작업자에게 가져오는 방식으로 기존 공정 대비 생산성이 55%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AI 비전 피킹 로봇은 3차원 영상과 딥러닝으로 모양이 다른 상품을 인식해 시간당 평균 600개를 처리하고, 포장 시스템은 상자 안 빈 공간을 평균 36% 줄였다고 회사는 전했다. 국내 도입의 걸림돌은 성과검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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