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귀국 첫날 개헌 카드 꺼내
유럽 순방 귀국 첫날, 개헌 카드 꺼낸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8박 10일간의 유럽·G7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순방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던 중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 가능성을 언급했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귀국 당일 개헌 카드를 직접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 헌법은 선관위를 독립 헌법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회나 행정부의 직접적인 감독이 법적으로 제한돼 있어, 6·3 대선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같은 운영상 문제가 불거져도 외부 통제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대통령이 '선관위 개혁에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이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가짜뉴스·참정권 발언과 맞닿은 개헌 논리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엉뚱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며 가짜뉴스를 남발해 사회 혼란을 획책하는 것"과 "지나가는 사람을 검문검색하는 행위"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어 "정당한 주권 행사와 범죄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옥석을 가려 엄정히 대응하고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선거 과정에서의 허위정보 유포를 헌법적 수준의 문제로 끌어올리려는 논리와 연결된다. 참정권 보호와 정보 환경 정비를 동일선상에 놓고, 이를 개헌의 근거로 삼으려는 구도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출입을 막는 것은 업무방해이자 중대 범죄"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단순 행정 개혁을 넘어, 선거 공간에 대한 헌법적 재정의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헌 추진의 현실적 장벽과 정치적 파장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국민투표 과반 승인이 동시에 필요한 고난도 절차다. 현재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민의힘이 이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최근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전국 재선거'를 촉구하는 등 선관위 문제를 정치 공세 수단으로 활용해 왔으나, 개헌 논의로 이어지는 것에는 전략적으로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 지지하는 흐름이 형성될 전망이다. 선관위 독립성을 유지하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원포인트' 개헌은 명분 확보가 쉬운 의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발언이 여야 간 개헌 논의의 불씨가 될지, 아니면 정치적 수사에 그칠지는 이후 민주당의 구체적인 개헌안 제시 여부에 달려 있다.
순방 외교 성과 속 대내 정치 메시지의 의미
이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G7 정상회의 참석 성과도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눈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핵 동결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 평화 정착과 비핵화로 이행하는 방안"을 설명했다고 직접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실용 외교의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선관위 개혁과 개헌이라는 굵직한 정치 의제를 던진 것이다.
이는 출범 1년을 넘긴 이재명 정부가 외교 성과를 발판 삼아 국내 정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 G7 무대 데뷔라는 성과 위에 개헌이라는 담론을 올려놓음으로써 집권 2년 차의 정치적 모멘텀을 만들어가려는 전략이다. 개헌 논의가 실제 입법 과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나,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향후 여야 협상 테이블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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