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에 빠진 10대들, 친구 권유가 위험한 시작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온라인 도박이 10대 청소년들을 사채업에 연루시키거나 2차 범죄에 휘말리게 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10대 학생이 친구 부모를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학교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박 없는 학교'의 조호연 원장은 일부 '일진' 학생들이 총판 역할을 하며 도박 환경을 만들고, 순진한 학생들이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총판 학생들은 고등학생 때 이미 거액을 벌어 '토사장'이 되는 것을 꿈꾸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도박에 빠진 학생들은 사이트 조작으로 돈을 잃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학생이 돈을 따면 이를 '실력'으로 착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고리 사채업자'들은 주 50%가 넘는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며, '따서 갚으면 된다'는 환상에 빠진 학생들은 수천만원의 빚더미에 앉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학생들은 부모 협박, 도박 사이트 홍보 강제 동원 등 삶을 산다. 빚을 갚기 위해 중고 거래 사기, 절도, 조건만남 사기 등 2차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있다. 경고 신호가 곳곳에서 나온다. 경찰청이 지난 1년(2024년 11월~2025년 10월)간 적발한 청소년 도박 행위자는 7153명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지난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살면서 최소 1번 이상 도박을 해본 청소년은 15만7703명으로 추산된다. 중학교 때부터 도박을 했던 김모(17)군은 '반 남자아이의 3분의 2가 도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나 아는 형에게 돈을 빌려 600만원 빚을 졌고, 주변에서는 차를 털거나 카카오톡 계정을 팔아 빚을 갚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도박에 중독된 10대가 스스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들을 사회적 지원 시스템으로 끌어내는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400만원 도박 빚 때문에 모친을 폭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15세 남학생, 1600만원의 도박 금액으로 가출과 차량 절도를 일삼던 17세 학교 밖 청소년 등이 자진신고를 통해 치유 과정을 밟고 있다. 경찰은 자진신고 접수 시 학교전담경찰관,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를 투입해 선별 검사를 진행하며, 중독 치유 전문 기관으로 연계한다. 빚 규모와 반성 태도 등을 종합 검토해 선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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