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서면 제청...이재명 대통령과 사법부·여야 정치 공방
대법관 두 자리 동시 공석…조희대의 '서면 제청' 파장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대법관 두 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대법원과 대통령실이 충돌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후임 대법관으로 손봉기 부장판사와 김성수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임명을 제청했다. 문제는 절차였다.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서면통보 형식으로 제청하면서, 법원 관행이던 대통령과의 면담·협의 절차가 건너뛰어진 것이다.
청와대는 "구체적 협의가 없었다"며 서면 제청 경위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헌법상 대법관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전제로, 제청 자체를 수용할지 여부는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는 정리 분위기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판 업무 공백을 이유로 후임 임명 제청을 서둘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법관 두 명이 동시에 공석인 상황에서 합의체 심리 인원 기준을 맞추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이재명 방탄' vs '사법부 길들이기' 공방
국민의힘은 사안을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방탄'을 위한 사법부 길들이기로 규정했다. 여야 모두 대법원장과 대법관 인사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구도다.
민주당 역시 반박에 나섰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동시 제청이 대통령을 '패싱'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여권 일부에서는 "탄핵 사유"라는 강수까지 등장했다. 결국 법원 내부 인사 관행이 정치권 전면으로 비화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사법부 인사는 어느 때보다 정치적 민감도가 높다. 지지율 측면에서도 부담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5%로 직전 주보다 1%포인트 상승했으나, 부정 평가 역시 45%로 동률을 이뤄 여론이 균열 상태다.
이재명 정부의 계산법…엄정 중립이 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아 "네 편 내 편 없이 엄정하게"라는 반부패 기조를 천명한 상태다. 이 맥락에서 대법관 임명은 정부의 사법 개혁 신뢰도를 시험하는 첫 관문이 됐다. 제청된 인사를 그대로 임명하면 사전 협의 부실에 대한 비판은 남지만 절차 논란은 조기에 종식된다. 반면 제청을 거부하거나 보류하면 사법부와의 정면 충돌로 번질 우려가 크다.
헌법상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 국회 인사청문 절차로 이어진다. 대통령이 임명권을 보유하는 만큼, 청와대가 "대통령 임명권"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수용 여부를 열어둔 표현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재판 공백을 방치할 경우 그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 있어, 실익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전망…임명 수용과 제도화 논쟁
향후 흐름은 두 갈래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통령은 손봉기·김성수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 절차를 진행하되, 향후 제청 과정에서의 사전 협의 관행을 문서화·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사후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야당의 검증 공세도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대법관 후보의 재판 행적과 정부에 대한 태도를 집중 조명하며 '사법부 장악' 프레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법관 임명 절차의 법적 근거와 관행을 명확히 하는 입법 논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서면 제청 한 건이 헌정 기관 두 곳의 갈등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절차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장치 마련이 이번 사태의 실질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천명한 '엄정 중립' 기조가 임명 결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가 향후 사법부와 행정부 관계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