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200억달러 수주, 사람은 어디서 구하나
한국 조선업은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조선 빅3의 2026년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7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고, 5월 말 기준 누적 수주는 200억달러를 넘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조선소 현장에서는 생산직 근로자가 부족해 배를 제때 못 만드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호황과 인력 절벽이 한 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수주는 넘치는데 용접공이 없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원사 기준 국민 생산직 근로자는 2023년 8만7601명에서 2025년 7만2021명으로 줄었다. 2024년 수주량은 2016년 대비 4배 이상 늘었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업계는 현재 주요 조선소의 생산 인력이 약 1만5000명, 필요 인력의 20% 수준 부족하다고 본다. 배는 쌓이는데 사람이 없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메운 공백
부족분을 채운 건 외국인 노동자다.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1년 약 5%에서 2026년 현재 25% 수준까지 올라왔다. 용접공 등으로 입국해 조선업에 종사하는 E-7-3 비자 발급 건수는 2021년 264건에서 2025년 1만3297건으로 5년 새 약 50배 늘었다. 이주노동자 수 자체도 2021년 4512명에서 2024년 2만2824명으로 급증했다.
| 지표 | 2021년 | 2025~2026년 |
|---|---|---|
|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 비중 | 약 5% | 약 25% |
| E-7-3 비자 발급 건수 | 264건 | 1만3297건(2025년) |
| 대형 조선소 비정규직 비율 | 5.1%(2021년) | 22.5%(2023년) |
청년이 안 오는 이유는 숫자로 나온다
인력난의 근본 원인은 이주노동력 부족이 아니라 원·하청 임금 이중구조다. 경력 16년 취부사도 2024년 기준 시급 1만1730원 안팎을 받고, 잔업·특근이 없으면 월급이 270만원에 그치는 사례가 보고됐다. 대형 조선소 비정규직 비율은 2021년 5.1%에서 2023년 22.5%로 뛰었다. 정규직 채용 대신 하청을 늘린 결과이며, 같은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원청과 하청의 처우 격차가 벌어질수록 내국인 청년은 현장을 떠난다.
중국과의 격차는 기술로 버티고 있다
대외 경쟁도 만만치 않다. 지난 5월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에서 중국은 47%(211만CGT), 한국은 44%(199만CGT)로 격차가 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LNG선 신조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이 처음 한국을 추월했지만, 중국 수주분의 최소 25%는 자국 선사 발주 물량이다. 한국은 1척당 평균 4.2만CGT로 중국(2.6만CGT)의 1.6배 규모 선박을 짓는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버티는 구조다.
비자 확대만으로는 구조를 못 고친다
정부가 E-7 비자 쿼터를 늘려 당장의 인력 공백을 메우는 방식은 단기 처방일 뿐이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5년 만에 5%에서 25%로 뛰었다는 건 산업의 인력 기반 자체가 재편됐다는 뜻이고, 이 흐름을 되돌릴 계획은 아직 없다. 원·하청 임금격차를 좁히지 않는 한 내국인 숙련공 이탈은 계속되고, 수주 호황이 인력 구조 개편 속도를 넘어서는 순간 납기 지연과 품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 뉴스투데이(N2 포커스), 글로벌이코노믹, 스마트투데이, 경향신문, 뉴스웨이, 해사신문.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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