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떠난 돈 25조, 은행으로…정기예금 '1,000조 시대' 열렸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선을 밟은 뒤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주식 계좌를 정리하고 은행 예금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8월 27일 기준 1,000조 9,647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처음으로 1,000조원 벽을 넘어섰다. 국민 한 명당 약 1,900만원을 은행에 맡긴 셈이다.
두 달 새 51조, 반년 증가분의 5배
증가 속도가 이상하다. 지난해 말 939조원이던 잔액은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10조원 남짓 늘하는 데 그쳤지만, 7~8월 두 달 사이 51조 5,649억원이 몰려들었다. 7월 한 달 증가폭인 35조 5,401억원은 2022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돈이 어디서 왔는지도 분명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6월 말 121조 6,339억원에서 8월 27일 96조 7,090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은행의 수시로 꺼내 쓰는 통장(요구불예금) 잔액도 56조원 넘게 줄었다. 증시에서 나온 돈과 만기 도래한 돈이 금리 붙는 정기예금으로 자리를 옮긴 그림이다.
이자가 늘어난 이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각 0.25%포인트 올려 연 3.00%로 조정하면서 은행들의 예금 금리도 함께 올랐다.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6월 말 연 2.9~2.95%에서 8월엔 연 3.2~3.25% 수준으로 뛰었다. 1억원을 1년 맡기면 이자가 약 320만원이라는 계산이다. 금융권에서는 증시 등락이 커진 상황에서 '3% 이자가 차라리 낫다'는 안전선호 심리가 자금 이동을 가속한다고 분석한다.
시사점
돈이 증시를 떠나 예금으로 향하는 '역(逆) 머니무브'는 시장이 고점 부근에서 방향을 잃었다는 신호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기에 예금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예금 만기를 골라 묶는 전략이 중요해졌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싼 이자를 주고 돈을 모아야 하는 부담이 커지는 국면이기도 하다.
분석 근거: 아시아경제(2026.8.31), 뉴시스(2026.8.7), 중앙일보(2026.8.8) 보도 및 금융투자협회·한국은행 통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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