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겸직 장관들은 본회의를 얼마나 빠졌나 — 선례는 이미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 지도부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먼저 짚을 것이 있다. 겸직 자체는 합법이다. 헌법은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하고 있고, 현 정부에도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을 맡고 있는 사례가 여럿 있다. 그러니 "겸직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물어야 할 것은 다른 쪽이다. 겸직하면 실제로 어떻게 되는가. 여기에는 데이터로 답할 수 있다.
52만건을 다시 셌다
본지는 22대 국회 본회의 기명표결 52만건을 분석했다.
단순 불참률은 오해를 부른다. 본회의 표결 중에는 심야 처리나 절차적 안건처럼 애초에 참석자가 적은 건이 많아서, 그런 표결에 많이 빠진 의원은 실제보다 불참률이 부풀려진다. 그래서 본지는 전체 의원의 80% 이상이 참여한 표결만 골라냈다. 빠지면 눈에 띄는 표결, 즉 결석이 의미를 갖는 표결만 남긴 것이다.
이 기준으로 300명의 불참률을 다시 계산했다. 전체 평균은 11.9%, 중앙값은 8.3%였다.
겸직 장관들의 성적표
| 의원 | 직책 | 불참률 |
|---|---|---|
| 김윤덕 | 국토교통부 장관 | 52.9% |
| 정동영 | 통일부 장관 | 42.6% |
| 김민석 | 전 국무총리 | 37.8% |
| 윤호중 | 행정안전부 장관 | 31.2% |
| — | 22대 전체 평균 | 11.9% |
전체 평균의 3배에서 4.5배다. 국토부 장관은 눈에 띄는 표결의 절반 이상을 빠졌다.
놀랄 일은 아니다. 부처를 운영하면서 본회의에 상시 출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이 숫자는 개인의 성실성 문제가 아니라 겸직이라는 구조가 만들어내는 결과다.
참고로 용혜인 후보자의 현재 불참률은 같은 기준으로 14.5%다. 전체 평균보다는 높지만 300명 중 93위로, 특별히 두드러지는 수치는 아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다르다
선례가 된 네 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소속 정당에 동료 의원이 많다. 장관이 본회의를 빠져도 당의 원내 활동은 그대로 굴러간다.
기본소득당은 다르다. 원내 의석이 용혜인 후보자 하나뿐이다.
그가 장관이 되어 위 선례와 비슷한 수준으로 본회의를 빠진다면, 기본소득당의 원내 활동은 그만큼 멈춘다. 대신 표결할 사람도, 질의할 사람도 없다. 의석을 지키기 위해 겸직하는데, 겸직하면 그 의석이 사실상 기능을 잃는 구조다.
후보자가 의원직을 놓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은 원외 정당이 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하면 당선 당시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명부의 다음 순번이 의석을 승계한다. 기본소득당 인사가 아니라 민주당 측 인사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는 뜻이다.
의석 하나의 값
한국경제 계산에 따르면 의원 1석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13억원이다. 정당 국고보조금 약 4억3000만원, 보좌진 인건비 약 5억6000만원, 의원회관 사무실과 정책개발비 등 약 1억5000만원, 후원회 모금 한도 1억5000만원을 합한 규모다.
기본소득당의 2025년 후원금 총액은 약 2억8600만원이었다. 원외 정당이 되면 13억원 상당의 국고·인프라 지원이 끊긴 채 이 규모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
겸직 고수는 개인의 욕심이라기보다 정당의 생존 문제에 가깝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겸직이 만들어내는 공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청문회에서 물어야 할 것
"겸직해도 되느냐"는 이미 답이 나온 질문이다. 헌법이 허용하고 선례도 많다.
실제로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의석이 하나뿐인 정당의 유일한 의원이 장관을 겸할 때, 그 의석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선례가 된 장관들처럼 본회의의 3분의 1에서 절반을 빠지게 된다면, 유지한 그 의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후보자는 이 질문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
분석 방법: 22대 국회 본회의 기명표결 전량(52만여 건)에서 표결별 전체 출석률을 산출한 뒤, 전체 의원의 80% 이상이 참여한 표결만 추출했다. 이 표결에 300건 이상 참여한 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불참률을 계산했다. 표결 기록에는 청가·출장·병가 등 불참 사유가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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