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입법 리포트: 820조 예산안이 승부처다
820조 원 예산안과 메가특구법이 승부처
820조9000억 원 예산안과 메가특구법이 이번 정기국회의 승부처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민생·경제 현안과 부동산 과제의 입법 처리를 강조하고 여야 협력을 구할 방침이다. 1일 개막한 정기국회가 대표연설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심사 단계에 들어간다.
일정은 빡빡하다. 국회는 7일 김민석 민주당 대표에 이어 8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연설을 진행한 뒤 9일부터 11일, 14일까지 정치·외교·통일·안보·경제·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연다. 인사청문회도 맞물린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16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잡혀 있다. 열린국회정보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는 민주당 이지연·김선옥·황인홍 의원, 국민의힘 호준석·정주희 의원, 조국혁신당 김범진·정연주 의원 등이 배치돼 예산 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메가특구법과 개헌 논의의 두 축
경제계의 첫 체크 포인트는 메가특구법이다. 당정은 이달 중 법안을 발의하며 연구개발 인력에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상한인 '주 52시간' 적용을 예외로 두는 안을 담기로 했다.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처럼 기한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인력 운영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설계다. 규제가 풀리면 대기업의 연구개발 투표 확대와 이공계 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대표는 연설에서 개헌 카드도 꺼내 들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
본회의장에서 당별 구역 대신 가나다순 섞어 앉기를 제안한 대목도 눈에 띈다. 거창한 정치개혁보다 실현 가능한 것부터 풀어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그러나 개헌 논의가 깊어지면 예산안·민생 법안과의 일정 경쟁이 불가피해져 입법 우선순위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표결 기록이 드러낸 양당 내부의 균열
법안 처리의 복병은 당 밖이 아니라 당 안에 있다. 국회 표결 데이터를 보면 국민의힘의 당론 이탈이 안건마다 반복된다. 8월 20일 국민연금법 개정안(대안)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27명이 찬성한 반면 우재준·주호영·강민국·박성훈 등 9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날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개정안에서도 찬성 14명 대비 6명이 이탈했다. 참여 의원 기준 반대 비율이 각각 25%, 30%에 달한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대안)은 찬성 9명·반대 5명으로 사실상 절반에 가까운 균열이었다. 농어업회의소법안(대안)은 35명 찬성에 8명 반대, 학교용지 복합개발 지원 특별법은 13명 찬성에 5명 반대였다. 반면 9월 3일 처리된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 개정안에서는 이탈이 주호영·김장겸·강승규·이종욱 등 4명으로 줄었다. 여당도 예외가 아니다. 같은 날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표결에서 민주당 소속 전진숙·서미화·문정복 의원이 반대했다.
문제는 반복이다. 주호영 의원은 국민연금법·5·18 보상법·이태원특별법에서, 강민국·박성훈 의원은 국민연금법·5·18 보상법·농어업회의소법에서 연속으로 반대 편에 섰다. 찬반 격차가 한 자릿수인 안건이 많은 만큼 소수의 이탈이 본회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구조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공소 취소가 아닌 법 개정을 통한 면소를 주장하면서 선거법 개정 논쟁 역시 입법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시장 파급과 국회 후반 전망
투자자가 주시할 지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예산안 처리 속도다. 820조9000억 원 재정이 연내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 조기 집행이 가능해져 정부 지출에 노출된 건설·방산 업종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다음은 메가특구법의 구체적 문구다. 주 52시간 예외 대상이 어느 직군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 수혜 기업군의 폭이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15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결과가 향후 세법 개정과 재정 운용 방향의 신호등이 된다.
지난달 통과된 건설산업기본법과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은 이미 건설·부동산 부문의 제도 지형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과거와 현재만 들여다보면 미래를 놓친다는 케네디의 경구처럼 이번 국회의 성패는 변화를 법안으로 옮기는 속도에 달려 있다. 다만 초반부터 인사청문회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른 터라 협치 조건이 나빠지면 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릴 위험이 있다. 8일 정점식 원내대표의 답론 연설이 여야 협력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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