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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5명 낙마에 강훈식 비서실장마저 물러났다

송시옥송시옥 기자· 2026. 9. 21. PM 1:27:57· 수정 2026. 9. 21. PM 3:58:17

대통령실의 심장에 해당하는 비서실장 자리가 순방 출국 직전에 비어버렸다.

대통령실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방문 일정으로 해외순방길에 오른다. 여당 장관급 후보자 5명이 연달아 낙마한 뒤에 터진 비서실장의 사의 표명이라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인사 교체가 아니라 집권 인사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으로 읽힌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 후방 사령탑이 궁지에 몰린 셈이다.

누적된 인사 실패, 불똥은 실장에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후보자 낙마 사례는 이미 5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된다. 김승원 전 법무장관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 공방 끝에 "국민 눈높이에 못 미쳤다"며 최근 자진 사퇴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후보자 등도 검증 과정에서 잇따라 물러났다. 여기에 인사 비선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검증 시스템 자체가 고장 났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상황이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어 인사 검증부터 정국 관리까지 총괄하는 자리다. 후보자 5명이 연속 낙마했다면 책임 소재 논리상 사의 표명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그만큼 설득력을 갖는다. 실제로 정치권 일부에선 이번 사의가 강 실장의 자발적 판단인지, 아니면 이 대통령이 인사책임론을 의식해 받아들인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성기홍 홍보수석이 별도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공식화한 점도 확인 사실을 넘어 차기 인사 구도와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둔다.

유엔 무대, 메시지보다 국내 정국이 먼저

순방 일정 자체의 비중은 작지 않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체계적으로 밝힐 계획이며, 대북 메시지의 수위와 내용이 국제사회의 첫 확인 대상이 된다. 16년 만에 이뤄지는 멕시코 국빈방문은 중남외교 확장이라는 성과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남북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정책협의회 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지시했던 이력만 봐도, 이 대통령이 대북·평화 분야에 각별한 의지를 갖고 있음은 분명하다.

문제는 무대 밖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10주 만에 반등해 34.8%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30%대에 머물러 있다. 지지층의 혐오 표현 사용을 두고 직접 사과·해명에 나서야 했던 지난 몇 주의 흐름을 고려하면, 유엔 무대에서 아무리 세련된 평화 구상을 내놓아도 국내 인사 파란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핵심 리스크다. 순방 기간 국내에서 후보자 청문이나 인사 관련 추가 쟁점이 터지면, 대응 창구인 비서실장이 공석이라는 약점이 그대로 노출된다.

귀국 후 개편 폭이 관전 포인트

주목되는 변수는 이 대통령의 수용 속도와 개편 범위다. 사의를 즉시 수용해 출국 전 후임 실장을 지명할지, 순방 이후 비서실 전체를 개편할지는 귀국 후 정국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이미 대법관 임명 재가로 사법부 정상화라는 성과를 확보한 상태라, 개편을 계기로 인사 검증 프로세스를 전면 손볼 명분은 충분하다. 유시민 전 의원이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어물전 썩은내가 난다'고 질타한 데서 드러나듯, 당내에서도 책임 있는 인사 운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개편 압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헨리 포드는 준비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는데, 지금의 대통령실은 출국 준비와 인사 수습이라는 두 개의 시험을 동시에 치르는 형국이다. 순방 기간 대외 메시지가 국제사회에 닿기 전에, 귀국 후 발표될 후임 실장과 비서실 개편안이 이 정부의 두 번째 국면을 결정하는 첫 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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