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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수요 4개월 만에 3배 뛰었다…원전 6기가 흔들린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29. PM 5:19:14· 수정 2026. 10. 29. PM 5:30:05

AI 데이터센터 하나 때문에 정부의 장기 전력 전망이 4개월 만에 세 배 뛰었다가, 두 달 만에 다시 줄어들려 한다. 오르내린 숫자의 폭은 대형 원전 5~6기 몫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의 설비 청사진이 아직 계약으로 묶이지 않은 기업들의 '희망적 추계' 위에 서 있다.

4개월 만에 세 배 뛴 숫자

12차 전기본 수요전망소위는 8월 공개토론회에서 2040년 최대전력을 158.4~165.0GW로 제시했다. 4월 잠정치(131.8~138.2GW)보다 26.6GW 높고, 11차 계획 최종연도인 2038년 전망(129.3GW)과는 30GW 안팎의 격차다. 상향분의 중심은 AI 데이터센터(4.0→11.9GW)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4.0→24.6GW)이며,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난 7.9GW는 1.4GW급 원전 5~6기 몫이다.

구분4월 잠정치8월 상향10월 국감 이후
AIDC 최대전력수요(2040년)4.0GW11.9GW3~4GW 제외 검토
전체 최대전력 전망(2040년)131.8~138.2GW158.4~165.0GW조정 예정

검증은 부처 사이에서 표류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요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전망 축소를 시사했다. 정부는 7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때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1단계 8.4GW에서 2035년 18.4GW까지 키우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확정 계약 없이 담은 수요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이 투자확약·전력사용계약·인허가 검증 여부를 물었더니 기후부는 "실현 가능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판단했다"고 답했다. 전망에 넣는 부처와 검증하는 부처가 다르면 그 숫자에는 책임이 남지 않는다.

계산서는 결국 요금으로 넘어온다

전망이 부풀면 전력망과 발전설비 투자가 먼저 커진다. 김 장관은 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에 대해 "다른 전력요금이 인상되는 일은 생기지 않도록 설계를 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같은 국감에서는 미국 오하이오주가 전력 공급 전 사업 취소나 12개월 초과 지연 시 기업에 설비 비용을 물린 사례가 제시됐다. 원인자 부담을 제도화하자는 요구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을 현행 10MW 이상에서 5MW 이하 기준으로 낮추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0MW 미만 데이터센터가 지역 전력망에 쌓는 부담을 미리 검증하자는 취지다.

반론: 축소하면 투자가 먼저 떠난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AIDC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장관이 축소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물었다. 수요를 보수적으로 잡으면 계통 여유가 먼저 말라,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야당과 업계는 12차 전기본에 대형 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 2기를 추가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12월, 숫자의 신뢰를 시험한다

12차 전기본은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초 사이 국회에 보고된다. 원전 몇 기를 지을지, 전력망을 어디까지 묶을지가 이 숫자 하나에 달려 있다. 기업의 희망적 추계를 걷어내는 일은 투자 축소가 아니라, 계획의 숫자를 다시 믿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한겨레, 조선비즈, 머니투데이, 뉴스핌, 에너지데일리, 서울신문 보도 및 2026년 10월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국정감사 발언.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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