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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연임 불출마 요구에 도둑질 비유로 퇴짜

송시옥송시옥 기자· 2026. 9. 5. AM 11:54:36· 수정 2026. 9. 5. AM 11:59:36

"도둑질 안 하겠단 말 굳이 해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불출마 선언 요구를 이 한 문장으로 퇴짜 놓았다. 보도에 따르면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차기 불출마를 공개 선언하라고 요구했고, 이 대통령은 정상적인 사람에게 도둑질 금지 선언을 요구하는 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와대가 시민사회를 초청해 민심을 청취하던 흐름 위에서 나온 만큼 단순한 한마디로 볼 수 없다.

의심을 전제한 요구라는 논리

비유는 치밀하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사람에게 도둑질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범죄 가능성을 전제하는 모욕이라는 해석이다. 연임 불출마 선언 역시 대통령을 잠재적 장기 집권자로 의심하는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요구를 수용하면 그 전제까지 인정하는 셈이 되므로, 거절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담회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방식은 달라도 차이가 크지 않다"고도 했다. 목표는 같고 방법이 다를 뿐이라는 설명으로 단체들의 불만을 달랜 것이다. 그러나 불출마 문제는 정책 방향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건드린다. 기반 단체와의 정책 협력은 유지하되 정치적 요구에는 선을 그은 셈이다.

45% 지지율 반등이 뒷받침한 판단

거절 뒤에는 정치적 자신감이 자리한다. 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45%로 부정평가와 동률을 이룬 뒤 1주일 만에 반등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효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국면이다. 지지 기반이 되살아나는 시점에 굳이 연임 카드를 조기에 반납할 유인이 없다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 기조도 같은 방향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주문했다.

눈앞의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될 때가 아니다.

건전성 관리보다 성과 창출을 우선하라는 뜻이다. 실용적 행보도 잇따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작한 새마을운동을 지금도 유용하다고 평가했고, SK 최태원 회장에 이어 삼성 이재용·LG 구광모 회장과 연달아 만났다. 임기 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속도전으로 읽히며, 연임 여부를 열어둔 채 추진력부터 쌓겠다는 구도다.

야당 공세 명분 되나, 여당은 안정

파장은 야당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최근 지방선거를 두고 김재섭 의원이 '사실상 패배'로 자체 규정할 만큼 내홍을 겪는 중이다. 대외 공세로 단결할 명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개혁 행보를 장기 집권 포석으로 해석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5일 열리고 국무총리실 산하 경찰개혁기구 설치가 추진되는 등 권력기관 개편이 겹치는 시기라 공격 소재로 쓰이기 쉽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편 논의의 시점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개혁 속도를 늦추더라도 연임 논란이라는 부담을 키우지 않겠다는 판단일 수 있다. 여당 내부 사정은 반대로 차분하다.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초청해 2시간 20분가량 회동하며 당정 협력을 다졌다.

사라지지 않는 연임 질문

연임 문제는 차기 대선 레이스가 가시화될수록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의 요구는 개인 견제라기보다 권력 집중에 대한 구조적 경계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실용 노선을 유지하는 한 기반 단체와의 긴장은 반복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는 결국 지지율이다. 45%대가 지켜지면 불출마 요구는 힘을 잃지만, 수치가 꺾이면 같은 요구가 당 안에서 다른 무게로 돌아올 수 있다. 대통령의 선택지를 좌우하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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