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11.1% 늘었는데, 합계출산율 1명 넘은 지역 서울엔 한 곳도 없다
한국의 출생아 수가 이상하리만치 좋다. 국가데이터처가 9월 23일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서 출생아는 전년 같은 달보다 11.1% 늘었고, 올해 1~7월 누적 증가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라다. 7월 합계출산율은 0.89명. 9년 만에 처음 0.9선에 붙는 숫자다. 그런데 이 반등의 주소를 찾아 지도를 펼치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곳에는 이름이 없다.
반등은 진짜다, 총량으로는
숫자 자체를 깎아내릴 이유는 없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바닥을 찍고 2024년 0.75명, 2025년 0.80명으로 석 해 연속 올랐고, 7월엔 월간 기준 0.89명까지 나왔다. 조선비즈는 7월 출생아가 7년 만에 최대이고 혼인 건수도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혼인이 먼저 살아나고 출산이 따라오는 순서라는 점에서, 반등이 통계 오류나 일회성 변수로만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 연도 | 합계출산율 |
|---|---|
| 2023년 | 0.72명 |
| 2024년 | 0.75명 |
| 2025년 | 0.80명 |
| 2026년 7월(월간) | 0.89명 |
그런데 그 숫자, 절반의 땅에서만
서울신문이 국가통계포털(KOSIS)을 분석한 결과가 핵심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은 시·군·구는 전국 263곳 중 65곳. 이 중 서울·광주·대전에는 단 한 곳도 없다. 65곳의 배분을 보면 전남 16개, 경북 10개, 강원 9개 순으로 농촌 군 단위가 채운다. 1위는 전남 영광군 1.79명, 꼴찌는 부산 중구 0.36명이다. 같은 나라 안에서 다섯 배 차이가 벌어져 있다.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과 광역시가 출산 반등에서 빠져 있다면, 정부 발표의 '반등'은 국토의 절반에만 도착한 반등이다.
| 구분 | 시·군·구 수 | 비고 |
|---|---|---|
| 전남 | 16곳 | 영광 1.79명 최고 |
| 경북·강원·전북 | 26곳 | 임실 1.61명 등 군 단위 중심 |
| 대구·경기·경남 | 각 3곳 | |
| 부산·인천·울산·세종 | 각 1곳 | |
| 서울·광주·대전 | 0곳 | 부산 중구 0.36명 전국 최저 |
일시적 반등인가, 추세 전환인가
여기서 전망이 갈린다.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지난해 12월 'NABO 인구전망 2025~2045'에서 올해 0.9명대로 강하게 오르지만 이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이 몰리는 일시 효과이며, 2045년엔 0.92명의 '장기 균형 상태'에 머문다고 봤다. 동아일보도 앞서 '90년대생 효과' — 인구가 많은 세대가 가임기를 지나가는 구조적 착시 가능성을 짚은 바 있다. 반면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는 2036년 1.02명으로 1명대 회복, 2072년까지 1.08명 유지를 가정한다. 정부가 낙관하고 있고 예산정책처가 회의적으로 보는 구도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90년대생이 가임기를 벗어나는 내후년쯤 판가름 난다.
출산율이 아니라 구조의 싸움
더 본질적인 지적은 막 출범한 인구전략위원회에서 나왔다. 김진오 부위원장은 9월 23일 출산율이 반등해도 인구구조 악화는 멈추지 않는다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피플투데이 보도대로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62.7%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태어나는 아이가 조금 늘어도 일할 사람의 절대량은 이미 확정돼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돈의 흐름이다. 이투데이가 짚은 '88조 인구예산'이 출산 장려에 쓰이는 동안, 반등에서 배제된 서울·광역시 청년들의 주거·일자리 조건은 그 예산의 직접 대상이 아니다.
총량 지표의 함정
출생아 통계가 좋아지면 정부는 발표를 늘리고 언론은 제목을 키운다. 그러나 영광군과 부산 중구 사이 다섯 배 격차, 수도권의 0곳이라는 기록은 총량 지표가 감추는 구조를 보여준다. 인구 정책의 시험대는 합계출산율 소수점 둘째 자리가 아니라, 젊은 층이 아이를 낼 수 있는 조건 — 주거 비용과 일자리 — 를 도시에서 만들 수 있는가다. 숫자가 늘었다고 안도하는 사이 구조가 굳으면, 다음 보도자료는 더 큰 격차를 담게 된다.
분석 근거: 서울신문(2026.9.24, KOSIS 시군구별 출산율 분석), 경향신문·조선비즈(2026.9.23, 국가데이터처 7월 인구동향), 피플투데이·뉴스1(2026.9.23~24, 인구전략위원회), 국회예산정책처 'NABO 인구전망 2025~2045', 이투데이(2026.9.8).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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