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트럼프가 30분 연설을 미루며 붙잡은 이재명 회담

송시옥송시옥 기자· 2026. 9. 28. AM 1:11:53· 수정 2026. 9. 28. AM 1:11:53

5박 7일 순방의 성적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30분이나 미루면서까지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끌고 갔다. 예정보다 20분가량 길어진 한미 정상회담은 이번 5박 7일 순방의 핵심 장면이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겸한 미국 순방과 16년 만의 멕시코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27일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성과는 문서로 남았다. 한국과 멕시코는 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공동 이익을 연구하기로 합의했고, 7년간 표류했던 투자협정 개정 협상도 타결했다. 나아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논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CEPA는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범위는 좁지만 관세·투자·협력 분야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통상 협정으로, 멕시코라는 북미 관문과의 경제 연결고리를 다시 만든다는 의미가 크다.

왜 멕시코인가

멕시코는 미국·캐나다와 함께 미주무역협정(USMCA) 체제를 이루는 국가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한국 기업에 멕시코는 관세 회피용 우회 생산기지이자 북미 시장 진입의 교두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정부와 경제계 인사 약 300명을 만났으며,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 문제에 직접 관심을 표명했다.

경제 외교의 상징성도 컸다. 국빈방문이라는 최고 외교 예우 속에 정상 간 신뢰를 쌓는 동시에 기업 세일즈까지 결합한 것이다. 통상 협상이 흔히 그렇듯 기대보다 실질이 못 미칠 수 있으나, 이번 방문은 최소한 협상 테이블을 다시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회담의 속뜻과 귀국 후 과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후 "골프 잡아보라"고 농담을 건넨 것은 두 정상 관계가 의전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정상 간 친밀함이 관세·방위비 분담금 같은 현안의 해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한 기대보다는 협상 국면별 실무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귀국과 동시에 안팎의 과제가 기다린다. 국내에서는 집권 2년 차 국감을 앞두고 인사 검증 논란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사법·반도체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현장조사를 고의 지연했다면 탄핵사유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야 안보·인사 공방이 순방 기간에 이미 격화한 상태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까지 더하면, 외교 성과를 국내 정국 안정으로 연결하는 일이 숙제가 된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은 그것을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들이 행동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오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말했다. 통상 협정 타결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 다음에는 지지율 하락과 야당 공세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야 한다. 외교의 계절은 끝났고 국정의 계절이 시작됐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