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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휴전 깨지자, 의장국 한국의 딜레마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8. 7. PM 3:02:43· 수정 2026. 8. 7. PM 4:15:48

희토류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전쟁은 2025년 10월 부산에서 잠시 멈췄다가 2026년 6월 다시 불붙었다. 그런데 이 전쟁의 국제 조정 테이블 상석에는 지금 한국이 앉아 있다. 문제는 정작 한국 산업의 손목이 중국에 가장 단단히 묶여 있다는 사실이다.

부산 휴전, 반년을 못 넘겼다

2025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일부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클라크힐 등 외신은 이를 '일시 정지'라 불렀지만 유예 자체가 오래가지 못했다. 2026년 6월 22일 중국은 미국 국방부의 '1260H 리스트'에 중국 군사연계 기업이 추가된 데 대한 맞대응으로 MP Materials와 USA Rare Earth를 포함한 미국 기업 10곳을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두 회사는 미국 정부가 희토류 자립을 위해 각각 5억 5천만 달러, 16억 달러를 투입한 핵심 프로젝트다.

워싱턴이 그린 판, 의장석은 한국

미국은 부산 휴전이 흔들릴 것에 대비해 이미 판을 새로 짜 두었다. 2026년 2월 4일 워싱턴에서 56개국이 참여한 핵심광물 장관회의를 열고 기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대체하는 'FORGE(Forum on Resource Geostrategic Engagement)'를 출범시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초대 의장국으로서 회원국 간 공동 투자와 외교 조율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별도로 100억 달러 규모(총 공약 120억 달러) 공공·민간 비축 사업 '프로젝트 볼트'도 병행한다.

숫자로 보는 중국의 손아귀

중국이 쥔 패는 협상 테이블 밖에서도 확인된다. 아래 표는 최근 보도된 수치를 정리한 것이다.

항목수치
중국의 세계 희토류 정제 점유율약 90%
중국의 세계 희토류 매장량 비중약 35%
유럽 기업 대중 수출허가 승인율25% 이하로 급락
통제 이후 일부 품목 가격 상승 폭최대 6배

이 구조에서는 한 나라의 행정 명령 하나가 전 세계 자석·배터리·반도체 공정의 원가를 흔든다.

의장국의 역설, 한국의 대중 의존도 99.3%

한국 정부는 2026년 2월 희토류 17종 전량을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1조 원 규모 공급망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도 2025년 기준 한국의 희토류 영구자석 대중 수입 의존도는 99.3%, 희토류 금속은 80%에 달한다(중량 기준). 정광연구소 등은 원광을 산업 소재로 바꾸는 '중류(제련·정련)' 단계 기술과 설비가 국내에 사실상 없다는 점을 구조적 약점으로 지목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희토류 업체 Rare Element Technologies와 손잡고 현지에 분리·정제·자석 생산을 아우르는 일관 공정을 짓는 것도 이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다.

그래서 한국은 무엇을 얻어야 하나

의장국 지위는 발언권을 주지만 원료를 주지는 않는다. FORGE와 프로젝트 볼트가 목표로 삼는 가격 하한제와 공동 비축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한국은 회의를 조율하는 역할을 넘어 정련·자석 생산 기술에 대한 자본 투입 속도를 지금보다 끌어올려야 한다. 반론도 있다. 일부 자원경제 분석은 중국의 마련 능력 확장 속도를 감안하면 동맹 비축만으로는 5~7년 안에 공급망을 독립시키기 어렵다고 본다. 의장국 명패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버틸 국내 중류 설비 착공 시점이다.


분석 근거: 워싱턴포스트, 알자지라, MINING.COM, 경향신문,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CSIS,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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