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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이 15년 1조 원…AI 데이터센터 전기요금의 갈림길

류근웅류근웅 기자· 10/11/2026, 11:04:18 AM· Updated 10/11/2026, 11:05:46 AM

AI 데이터센터는 지금 전기를 가장 몰아 쓰는 손님임에도 요금표에는 '일반용'으로 적혀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0월 1일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를 설계 중이라고 밝히면서 30년 묵은 분류 관행이 흔들렸다. 쟁점은 하나다. 거대 소비자의 전기 값을 깎아 투자를 부를 것인가, 쓰는 만큼 받아 가정용 요금을 지킬 것인가.

'을 중에 을'인데 요금은 일반용

데이터센터는 현재 일반용 요금을 적용받는다. 김 장관은 이들을 일반용 고객 중에서도 "을 중에 을"인 최상위 대량 소비자로 불렀다. 문제는 그 요금표 자체다.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일반용 단가는 2021년 kWh당 128.47원에서 2025년 말 172.99원으로 4년 새 35% 올랐다. 정부는 산업용 전환이나 '일반용 C' 같은 별도 요금을 검토 중이나 요율과 적용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표이전최근·전망
데이터센터 적용 일반용 단가128.47원/kWh (2021)172.99원/kWh (2025년 말)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4,461MW (2025)6,175MW (2028 전망)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소비447TWh (2025)565TWh (2026 전망)

1원이 15년 1조 원이 되는 산수

규모가 규모라서 단가 하나가 사업성을 바꾼다. 1GW급 데이터센터는 kWh당 1원 차이에 연 87억6천만 원, 15년이면 1,314억 원의 비용 격차가 난다. 10원 벌어지면 15년 누적 1조 원을 넘는다. 그래서 기업들은 산업용 수준 인하를 요구하고, 반대편에선 대량 소비자를 깎아준 만큼 가정용 요금으로 새어 들어가는 교차보조를 우려한다.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전년보다 26% 늘어난 565TWh에 이를 것으로 봤다. 수요가 이 속도인데 요금은 누가 어떻게 나눌지 정해지지 않았다.

뉴욕이 이미 보여준 결말

가격 신호를 막으면 부담은 어디론가 샌다. 미국 뉴욕주는 데이터센터 발 요금 인상과 전력 수급 불안 우려로 올여름 신축을 1년간 중단했다. 미국에선 데이터센터 증설 비용을 빅테크가 직접 부담하게 하는 입법 논의까지 등장했다. 비용 배분을 시장이 아니라 규제가 정하려 들 때 그 대가는 지역 주민의 반발과 투자 중단으로 돌아온다는 사례다.

반론: 요금 부담은 투자 이탈로 간다

전용요금 설계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국가 간 유치 경쟁에서 전기 단가가 높으면 데이터센터가 경쟁국으로 이동한다는 계산이 작동한다. 실제 연내 도입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 유치와 국민 부담 방어를 동시에 약속한 정부로서는 요율 한 줄에 정치적 부담이 실리는 지점이다.

'누가 내느냐' 없이 요금표를 쓸 수 없다

정부의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전망은 올해 4월 4.0GW에서 8월 11.9GW로 넉 달 새 세 배 가까이 뛰었고, 김 장관 스스로 과대추정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바닥이 흔들리는 수요 추정 위에 요금표를 얹는 셈이다. 원칙은 시장에 있다. 데이터센터가 발전·송전 증설 비용을 반영한 값을 치르면 투자 유치와 가정용 요금 방어는 양립한다. 값을 정치가 정하는 순간, 그 차액을 내는 쪽은 언제나 요금고지서를 받는 사람이다.


분석 근거: 아시아투데이, 조선비즈, 데이터이코노미, inews24, CIO Korea(가트너 발표), 비즈니스코리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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