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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원, 디지털 영토 설계로 공간 혁신

김근호 기자· 4/14/2026, 4:28:36 PM

디지털 영토의 설계자, 조용원 대표가 그리는 공간 지능화의 미래

우리가 매일 딛고 서 있는 단단한 지면과 높게 솟은 빌딩들은 과연 물리적인 실체에 불과한 것일까. 대다수에게 공간은 눈에 보이는 콘크리트 구조물이지만, 주식회사 비지트(VISIT)의 조용원 대표에게 세상은 거대한 데이터의 바다이자 미개척된 디지털 영토다. 조용원 대표는 3차원 공간 정보라는 복잡한 미로 속에서 누구나 손쉽게 공간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마법의 열쇠를 찾아낸 인물이다. 공간을 데이터로 연결하여 세상의 모든 장소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그의 슬로건은 지난 수십 년간 연구실과 현장을 누비며 증명해온 삶의 궤적이자 미래를 향한 선언이다.

지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모험가: 조용원의 뿌리

조용원 대표는 학계의 깊이 있는 연구와 정부 프로젝트, 글로벌 투자 시장을 두루 섭렵한 독보적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신기술융합학과 과정을 밟으며 그가 연구한 '하이퍼 라이브 맵(Hyper Live Map)'은 정지된 지도가 아닌, 실시간 데이터가 살아 움직이는 공간 정보 시스템의 단초가 되었다. 이는 현대 통계학의 동적 데이터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결과였다.

이후 그는 국토교통부의 공간 정보 R&D 프로젝트를 12년간 수행하며 대한민국 공간 정보의 기틀을 닦았다. 롯데월드몰 테스트베드 개발부터 인천공항의 위치 기반 서비스 구축까지,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들이 디지털 세계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그는 기술적 설계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공공 영역의 기술 발전이 규제와 예산의 벽에 부딪히는 현실을 목격하며, 그는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렸다.

지도는 단순히 길을 찾는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가 미지의 세계를 정복해온 기록이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투영하는 거울입니다. 저는 그 거울을 디지털이라는 캔버스 위에 가장 정교하고 따뜻하게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창업 직전 홍콩과 싱가포르 벤처캐피털(VC)에서 파트너로 활동하며 아세안 시장의 역동성을 목격한 조 대표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포착했다. 구글이 실외 로드뷰는 잘 구축해 놓았지만, 인류가 삶의 90% 이상을 보내는 실내 공간은 여전히 데이터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이 비대칭을 해결하는 것이 곧 그의 소명이 되었고, 이는 비지트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기술의 계급화를 허무는 혁신: Syn-Stitch의 탄생

조용원 대표가 마주한 가장 큰 장벽은 산업 구조의 근본적 한계였다. 고정밀 공간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특수 레이저 스캔 장비(LiDAR)가 필수적이었으며, 이는 대기업이나 국가 기관만이 누리는 기술적 권력이었다. 조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신념 아래, 고가 장비 체계를 무너뜨릴 새로운 방법론을 구상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피벗(Pivot)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Syn-Stitch' 기술이다. 이는 복잡한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의 힘으로 극복한 결과물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기만 하면 AI가 수만 장의 이미지를 나노 초 단위로 분석하고 합성하여 전문가 수준의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생성한다.

  • 기술의 민주화: 값비싼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고정밀 3D 데이터 생산 가능

  • 글로벌 인정: 구글 맵(Google Map) 공식 프로바이더 및 매터포트(Matterport) 파트너 선정

  • 실시간성 확보: 수개월씩 걸리던 데이터 업데이트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이 기술의 완성은 비지트의 위상을 단숨에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제는 소상공인도, 지방의 전통시장도 단 몇 분 만에 자신의 공간을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기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편적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 대표의 철학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공간 지능화: 차가운 데이터에 온기를 불어넣다

조용원 대표가 추구하는 디지털 트윈은 단순히 실제 장소를 예쁘게 복제한 모델링이 아니다. 그는 이를 '공간 지능화(Spatial Intelligence)'라고 정의한다. 공간이 스스로 말을 걸고 정보를 제공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살아있는 유기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지트의 플랫폼 위에서 가상 공간을 걷다 보면 상점의 할인 정보가 팝업으로 뜨고, AR을 통해 매장 주인의 인사말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의 흐름은 방문이라는 실제 행위로 연결된다. 특히 이 기술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우미 역할도 수행한다. 휠체어 이용자나 노약자는 가상 공간을 통해 계단 위치와 엘리베이터 작동 여부를 미리 확인하며 실패 없는 외출을 설계할 수 있다.

재난 대응 분야에서의 활용도는 더욱 극적으로 나타난다. 화재 발생 시 소방관들이 건물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지 못해 지체되는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구조 대원들은 연기로 가득 찬 현장에 진입하기 전,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통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조용원 대표는 "우리의 데이터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이 기술이 존재하는 최고의 이유"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영토 확장의 대서사시: 2028년 매출 500억을 향하여

비지트는 이제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2022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법인 'Roundpic Global'은 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다. 태국의 국립공원과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들이 이미 비지트의 솔루션을 통해 디지털 영토로 거듭나고 있다.

조용원 대표의 머릿속에는 2028년까지의 치밀한 로드맵이 그려져 있다. 매출 500억 원 달성과 국내외 증시 상장(IPO)은 그에게 종착역이 아닌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비지트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모든 산업군에서 표준으로 통용되는 '디지털 트윈 통합 관리 표준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비지트는 단순히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을 넘어, 세상의 모든 장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누구나 기술적 소외를 겪지 않는 정보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그 장소에 직접 가지 않아도 모든 가치를 경험하게 만드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비지트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압도적인 접근성과 무한한 확장성이다. 북미와 유럽의 강자들이 고가 장비와 폐쇄적 생태계에 의존할 때, 비지트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유연한 구조를 선보였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자동 블러링 기술은 GDPR이 엄격한 유럽 시장 진출의 핵심 키가 되고 있다. 법적, 윤리적 문제조차 혁신의 기회로 승화시킨 결과다.

에필로그: 지도를 너머 차원을 잇는 탐험

누군가에게 지도는 목적지에 도달하면 접어버리는 종이에 불과하지만, 조용원 대표에게 지도는 새로운 가치가 피어나는 시작점이다. 그가 긋는 선 하나하나를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영위할 때 그의 소명은 완수된다. 조용원이라는 이름 앞에 붙은 '디지털 트윈 전도사'라는 직함은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굳은 약속이다.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계하는 것이다. 3차원 공간 정보의 불모지에서 시작해 글로벌 표준을 꿈꾸는 비지트의 성장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 기술적 자부심과 사회적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진 조용원 대표의 어깨 너머로, 우리가 꿈꿔왔던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시티가 성큼 다가와 있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차원이 열리고, 단절되었던 공간들이 하나의 지능형 네트워크로 묶이는 그날까지 비지트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