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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미달, 시장이 보낸 청구서

류근웅류근웅 기자· 7/22/2026, 1:02:12 PM· Updated 7/22/2026, 1:02:29 PM

지방대학의 2026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그런데도 절반 넘는 지방권 대학이 사실상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숫자가 좋아졌다는 뉴스와 대학이 무너진다는 뉴스가 같은 시기에 같은 자료에서 나온다. 이 모순은 지방대 위기가 경쟁률 문제가 아니라 인구 문제라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경쟁률은 올랐는데 미달은 그대로다

2026학년도 수시 전국 평균 경쟁률은 9.77대 1로 전년 9.42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방권 평균도 5.98대 1에서 6.49대 1로 올랐다. 그런데도 사실상 미달 기준으로 통용되는 경쟁률 6대 1 미만 대학은 전년 68곳에서 올해 53곳으로 줄었을 뿐, 여전히 지방권 대학 상당수가 이 구간에 머물러 있다.

권역2025 미달 대학 수2026 미달 대학 수
호남18곳16곳
충청20곳13곳
부울경16곳13곳
대구·경북8곳7곳
강원5곳3곳
제주1곳1곳

지원자 수 자체는 늘었다. 충청권 지원자는 전년 대비 10.6% 증가한 3만9274명, 대구·경북은 12.4% 증가한 2만2044명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경북대 같은 거점 국립대(14.51대 1)로 지원이 쏠리면서, 지방 내에서도 대학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원인은 성적이 아니라 인구다

대학 입학 연령인 18세 인구는 2019년 59만4천명에서 지난해 43만명으로 줄었다. 이 추세대로면 전국 4년제·전문대의 미충원 인원은 2024년 7만8878명에서 2040년 18만9479명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와 있다. 지원자가 늘어도 미달이 줄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 정원이라는 공급이 학령인구라는 수요보다 훨씬 천천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지원이 붙잡고 있는 시장의 신호

교육부는 지난해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 17곳을 지정했고, 이 중 일반대 10곳은 6대 1 이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톨릭관동대·금강대·영남신학대 등이 포함됐고, 신경주대·제주국제대처럼 경쟁률 자체를 공개하지 않은 곳도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에 정부가 재정을 계속 투입하는 구조는, 시장이 보내는 퇴출 신호를 정책이 지연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국제대가 2023년 학교법인 파산으로 문을 닫은 사례는 그 신호가 결국 관철된 경우다.

정원 감축만이 답은 아니라는 반론

지방대 구조조정을 시장 논리로만 밀어붙이면 지역경제와 교육 접근성이 함께 무너진다는 반론도 근거가 있다. 대학은 지역 고용과 소비의 축이어서, 폐교 시 인근 상권과 청년 인구 유출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보고돼 있다. 특화 학과 전환이나 국립대 통합처럼 재정 투입이 구조조정의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정원 미달은 대학의 실패가 아니라 인구구조가 만든 산술이다. 문제는 이 산술을 인정하지 않고 재정 지원으로 정원을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정책이 오래갈수록, 퇴출돼야 할 대학과 살아남아야 할 대학을 시장이 골라내는 시점만 늦춘다는 점이다.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정원 조정 속도를 앞지르는 한, 이번 수시 결과는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분석 근거: 메트로서울, 한국대학신문, 대학지성 In&Out, 헤럴드경제, 이투데이.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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